저성장기 통합적 조직변화를 통한 성과 창출

[ 테마스토리텔링 ]

저성장기 통합적 조직변화를 통한 성과 창출
오늘날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문제

어느 신문기사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내 일에 재미 찾고 의미 발견’이라는 기사였습니다. 그 글의 내용은 자신의 직무에서 재미를 찾고 의미를 발견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낸 사례들을 소개한 글이었습니다. 좋은 기사구나 하는 생각을 무색하게 한 것은 그 글들에 달린 댓글이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하면, ‘직장은 변할 생각이 없는데 직원은 변하길 원하더라. 혁신은 직원의 몫이고 그 성과는 직장이 가져가더라’ 입니다.

04 story 01 기업소식, 매거진

위 댓글은 그래도 수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약 40여 개의 댓글 중에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직장인의 마음 속에 이렇게 조직에 대한 강한 불신이 똬리를 튼 까닭은 무엇일까요? 물론 이러한 댓글이 직장인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면 조직의 변화 노력은 결국 헛수고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은 저성장의 터널에 들어섰습니다. 예전과 같은 5퍼센트 대의 성장은 이제 꿈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2퍼센트 이하의 경제성장률이란 우리 경제가 현상유지도 버겁다는 뜻입니다. 경제가 성장을 하지 못하니 신규 취업자수가 줄어들고, 가계 소득이 줄어드니 소비도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 불황으로 이어져 기업들도 재고가 쌓이고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04 story 02 기업소식, 매거진

그렇다면 저성장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서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가 직면한 경제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봐야 합니다. 불황과 위기가 무섭다고 머리를 땅에 박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옛 선현들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위기 원인은 제품경쟁력의 하락입니다. 고가 제품은 미국과 유럽, 일본 기업에 밀리고, 저가 제품에서는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의 신생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품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의 생산성이 점차 낮아짐을 의미합니다. 기업의 생산성이란 기업의 인력, 자본, 자원을 투입하여 산출하는 양이 점차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상하동욕자승

어떻게 하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그 대책으로 신기술 개발, 노동생산성 향상, 기업의 투자 증대, 정부의 규제감소와 정부지출 확대 등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이나 제도의 개편, 경비절감 등의 하위구조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기에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실적개선으로 연계되었지만, 저성장기에는 질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즉, 생산성의 상위구조인 구성원들의 욕구와 동기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새로운 도전과 창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서두에서 기술한 기사 댓글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정서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직의 혁신과 변화 활동에 대한 직장인들의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에서 도전적이고 긍정적인 정서로의 변화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또한 조직의 상사와 부하간, 동료간, 조직간에 경쟁과 불신에서 협력과 신뢰의 회복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조직 구성원간의 끈끈한 신뢰와 협력의 끈을 복구할 수 있을까요?

04 story 03 기업소식, 매거진

일찍이 중국의 손무선생은 <손자병법> 모공편에서 전쟁의 승패를 미리 알 수 있는 다섯 가지 ‘지승(知勝)’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상하동욕자승(上下洞欲者勝)’ 입니다. 즉, ‘위 사람과 아래 사람이 같은 것을 바라면 승리한다’라는 의미 입니다. 전쟁에 나가는 군대의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싸운다면 적을 물리치고 이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오늘날의 의미로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는 것입니다. 기업마다 비전과 가치체계를 멋지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조직간 과도한 경쟁과 구성원들간 망가진 신뢰가 큰 원인입니다. 이러한 생산성의 상위구조를 치료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습니다.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통합적 조직변화 실천

저성장기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조직간 협력체계와 구성원간의 신뢰의 복원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4가지 관점의 통합적 조직변화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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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조직의 나갈 방향과 구성원들의 사고, 행동을 한 방향으로 모으기 위한 가치중심의 비전체계의 정립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전체계는 조직의 사명과 비전, 핵심가치 그리고 전략목표와 전략과제로 구성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비전체계를 만들면서 비전과 전략목표 및 과제에는 엄청난 심혈을 기울이면서 정작 조직의 의사결정과 행동의 규범이 되는 핵심가치 즉, 조직운영의 원칙(Principle)을 간과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핵심가치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념과 행동의 기본 원칙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의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입니다. 기업경영의 과정에서 성과를 만들기 위한 유혹들이 넘쳐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지를 항상 돌아봐야 합니다. 경영진과 리더계층이 이러한 가치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 구성원들도 정도를 찾고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신뢰와 헌신의 자세를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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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비전과 가치가 스스로 스며드는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위계질서 중심의 수직적 조직체계에서 자율과 위임의 수평적 조직체계로 바뀌어야 합니다. 여기서 체계는 시스템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은 강력한 오너십과 위계질서 중심의 스피드와 실행력에 있었습니다. 공급자 중심의 시대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힘을 발휘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선택하고 참여하는 공유의 시대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는 직원뿐 아니라 고객도 함께 공감하고 참여해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프로컨슈머의 시대입니다. 즉 이제는 개발자와 생산자, 판매자의 개념을 넘어서 함께 만들고 소비하고 즐기는 시대인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직원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스스로 행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직원과 고객의 자발심을 이끌어 내는 기업이 성공하는 기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고 유연한 조직, 독립채산제 형태의 조직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제품에 대한 책임경영을 하며, 고객과 함께 생존하는 유연한 생산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기업사례가 바로 샤오미입니다. 샤오미의 성공은 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개발과 판매의 참여경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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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지시형 리더에서 지원형 리더로의 변화입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비전과 가치 중심의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을 한다는 것은 직원을 믿고 맡기는 것입니다. 또한 직원들 개개인이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평가와 보상을 받는 체계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리더는 지시와 명령의 존재가 아니라 직원 개개인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일의 방향을 설정하고 업무를 적절하게 배분하는 지원형(Support)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지시와 명령에 익숙한 리더들이 하루 아침에 배려와 격려, 권한위임의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리더십 행동변화를 위해 리더 대상 교육과 코칭 등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 스스로 자신의 역할과 행동의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스스로 변하는 노력입니다. 또한 조직차원에서도 이러한 지원형 리더십을 권장하고 리더 선발과 평가에 반영하는 장치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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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비전과 가치 중심의 업무수행과 수평적 조직체계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실력과 협업이 중요합니다. 기업의 생산성의 향상은 구성원들의 기술과 전문적 능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실력은 어디에서 올까요? 우선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조직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은 우수한 인재로 키우는 것 입니다. 그들의 잠재능력을 올리는 것이 자신과 리더의 임무입니다. 또한 조직 자체가 학습하는 조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또한 조직에서 업무수행은 팀원간 혹은 조직간 협업을 통해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에서 성과창출을 가로막는 요인 중에 구성원과 조직간 보이지 않는 벽과 소통이 단절된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내 의사소통은 인체의 피와 같습니다. 피가 흐르지 않으면 살 수 없듯이 조직내 진정한 소통이 중요합니다. 오늘날 중국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수평적이고 신속한 의사소통이 제품과 기업의 강력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저성장이라는 익숙하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만큼 직원들과 고객들은 불안합니다. 저성장이 몰고 오는 구조조정과 소득감소의 불안은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럴 때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직의 생산성 향상이 조직만을 성장시키는 방식이 되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혁신은 직원의 몫이고 성과는 조직이 가져간다’는 사고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조직의 성장이 직원과 고객, 지역사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21세기 생산성 혁신의 핵심은 사고와 행동의 혁신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것은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세우고 직원들과 공유하고 실천하는 규범입니다. 또한 비전과 가치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조직구조와 운영을 자율과 위임의 수평적 체계로 전환하고, 리더십과 팔로십이 함께 어우러져 협력과 신뢰의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제 그 길을 누가 먼저 가느냐가 21세기 기업의 승패를 결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