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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대비하는 혁신의 문화 만들기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책과 강의가 넘쳐나고 있지만 실제 만족할만한 수준의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혁신의 아이디어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혁신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요. 혁신의 공식과 조직문화적 관점을 인터뷰를 통하여 살펴봅니다.
https://youtube.com/watch?v=bXz4f0FdvNE
김경훈 상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미국 듀크대 MBA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에서 근무하였으며,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를 거쳐 현재 구글코리아 디지털마케팅 사업본부에서 상무를 역임하고 있다.
[이 글은 인터뷰이의 글에서 정리, 발췌 되었습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한 점은 새롭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모두 혁신은 아닙니다. 새로운 시도가 긍정적인 효과를 동반할 때 비로소 혁신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롭고 유용한 변화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혁신 = 정의하기 × 통찰 × 아이디어 × 실현하기>의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혁신을 해야 할 상황이 되면 곧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솔루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목표를 명확히 세우지 않으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의미 없는 헛수고가 돼 버릴 수 있습니다. 정의하기는 팀 전체가 하나의 정의를 도출하기 위해 뛰는 것이며, 혁신 과정 중 틈틈이 혁신의 목표를 되새기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통찰을 발견하는 것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집니다. 특히 2단계에서는 경쟁사가 보지 못하는, 완전히 새로운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실마리들은 먼저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이후에는 고객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와 사내 직원, 다양한 사업 파트너로부터도 얻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 등이 가지고 오는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여러 팀원과 전문가가 함께 모여서 활발한 논의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데 이를 스토리텔링 세션(storytelling session)이라고 부릅니다.
통상적인 브레인스토밍에 비해 이러한 아이디에이션 워크숍(ideation workshop) 과정은 창의적인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돼야 합니다.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을 모은 자극제를 미리 준비하고, 앞서 발견한 통찰들을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는 인사이트 플랫폼(insight platform)으로 정리해 아이디어 개발을 촉진해야 합니다.
현실화 과정을 통해 관념적이고 추상적이었던 아이디어를 보다 명백하게 만들고, 출시를 위한 일정 계획과 재무 계획 등을 수립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혁신의 문화를 만들어가기
실패를 두려워하는 신입사원, 딴지 걸고 불평하기 좋아하면서 나만 옳고 논리적이라고 착각하는 대리, 그 동안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과장 등. 이들을 억지로 강요해서 혁신적인 인재로 만들 수 있을까요?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자주 꼽히는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밋은 공동 저술한 책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구글이 어떻게 혁신적인 조직이 될 수 있었는지 설명하면서 “혁신은 소유하거나 명령할 수 없는 것이며 단지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직원들에게 혁신적으로 일하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말한다고 혁신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도 아니듯) 직원들이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직은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혁신이 허용되는 조직,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조직이 될 수 있을지 세 가지를 살펴봅니다.
앞서 살펴본 확장적 사고의 단계에서 이 싹 틔우기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잘 발전된 아이디어는 축소적 사고의 단계에서 여러 평가와 검증을 통과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 더 훌륭한 아이디어로 자라나게 됩니다. 만약 싹 틔우기의 과정 이후에도 아이디어가 약하다면 그 아이디어는 폐기하고 다음 아이디어를 키우면 됩니다. 충분한 기회를 준 후 엄정하게 평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싹 틔우기의 3단계
Suspend the judgement(판단 유보하기): 싹 틔우는 과정에서 판단은 잠시 미룹니다. 확장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신호 보내기’가 잘 이뤄지면 이 과정은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부정적인 얘기를 삼가고 가만히 있는 것을 판단 유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적극적으로 가치를 더하려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진정한 판단 유보입니다.
Understand the idea(아이디어 이해하기): 아이디어를 생각한 사람의 입장에서 그 사람이 왜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는지 이해해 봅니다. 아이디어의 핵심은 무엇인가, 아이디어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아이디어의 장점은 무엇인가, 아이디어의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 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봅니다.
Nurture as if it was your own(내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키우기): 이제 열정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봅니다. 아이디어는 혼자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므로 부담 갖지 말고 여러 좋은 생각을 펼쳐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은 판단할 시점이 아니고 질보다 양이 중요한 시점이므로 하나의 아이디어를 여러 개의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마음을 편하게 갖고 생각이 흘러가게 둘 때,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져도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을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공원에 처음 가 본다고 상상해보시죠. 미리 지도를 준비하고 일정 계획을 세운 후 스마트폰으로 방향을 살피면서 계획한 대로 공원을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매우 효율적으로 공원을 구경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는 정해진 길을 따라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하는 것들을 보고 오게 될 것입니다. 경영의 측면에서 얘기한다면 경쟁사들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하는 셈이 됩니다.
하지만 지도를 접어놓고 스마트폰도 켜지 않고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시선이 가는 대로 감각에 의지해서 공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면 어디로 갈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불안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에 가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꽃이나 풍경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찾아 나설 때 우리의 뇌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고 연결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냅니다.
책상에 앉아 있기만 한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여유를 갖고 스스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허용해서 결과적으로는 더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좋은 인재들이 만나서 생각을 교류할 때 혁신이 생기는 것인데요. 1400년대 전쟁을 피해 비잔티움제국과 그리스 학자들이 그리스 로마의 문헌을 가지고 이탈리아로 도망을 갔습니다.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뛰어난 학자와 예술가들을 지원해서 피렌체로 뛰어난 인재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마침내 피렌체로 몰려든 여러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이 카페에서 섞이고 어울리고 토론할 때 개개인의 천재들이 따로 떨어져서는 이룰 수 없었을 인류 역사상 위대한 진보인 르네상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조직 안에 피렌체의 카페처럼 인재들이 서로 연결되고 충돌하는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일상의 관습화된 패턴들을 의도적으로 바꿔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세계적 공급과잉의 이슈와 빠른 기술변화의 시대 속에서 세상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은 필수적입니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과감한 통합적 혁신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