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컬럼]
조직의 건강한 심리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사회∙정치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중국과의 최근 이슈 등으로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은 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기초 체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기초체력을 흔히들 조직력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조직의 심리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직의 심리는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심리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구성원들 사이의 역학관계, 외부자극 때문에 형성됩니다. 기업이 조직의 심리를 의도하는 대로 잘 관리하면 약이 될 수 있지만 방치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관리한다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예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예스맨’이 많으면 집단사고에 빠지기 쉽다!
‘상사, 동료들과 함께 중국집에 가서 음식 주문을 합니다. 오늘은 왠지 짬뽕이 먹고 싶은데, 상사가 자장면을 주문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주문하겠습니까?’
상사, 동료들이 모두 자장면을 시키면 자기 혼자 다른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눈치 보여 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른 음식을 주문했을 때 늦게 나올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이나 상사에 대한 복종의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조직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이런 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직적 조직체계, 권위주의적 조직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경우라면 엄격한 위계질서에 바탕을 둔 상명하복, 만장일치에 대한 암묵적 압력 때문에 개인의 의사와는 다르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것이 조직의 응집력을 도모할 수 있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스맨’ 조직은 조직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고 견제와 균형의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뿐더러 하나의 사안에 대해 고려해야 하는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하기 어렵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집단사고에 빠지는 것입니다. 조직에서 이런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가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의 석상에서 직급에 상관없이 개별적인 의견개진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활용해 봄 직합니다. 논의집단 자체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이원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 편하다고 느끼는 순간 망한다
혼다(Honda)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실수와 실패를 하지 않는 직원은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다. 한 번 성공하면 그동안 실패한 99%를 보상받을 수 있으니, 실패는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관성의 힘이 조직 내에 장기간 유지될 경우, 성공을 가로막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이 현재의 상태에 만족해서 변화하려고 시도하지 않을 경우, 혹은 한 번의 성공 경험에 도취한 나머지 성공 방정식을 지속해서 모든 사업에 적용하려고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는 순간 조직은 쇠퇴의 길에 접어들게 마련입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원점에서 현재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지속성장에 실패한 기업들은 이를 간과했던 경향이 있습니다.
조직이 심리적 관성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로베이스 사고’가 필요합니다. 설령 기존의 방식이 맞는 것이라 할지라도 의도적으로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 보고, 바라보는 시각도 달리해 보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사안에 따른 새로운 리더를 설정하거나, 작게나마 내부에서라도 새로운 조직을 신설해보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3. 냉소주의가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해친다
한국 기업의 전통적인 강점 중 하나는 ‘응집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럿이 하나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문화가 한국 기업의 고성장 비결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이러한 문화는 유효하겠으나, 과거보다 상당히 퇴색된 것이 사실입니다. 직장인들은 이러한 응집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냉소주의를 1순위로 꼽습니다. ‘우리 회사가 그렇지 뭐!’라는 식의 냉소주의는 과거의 경험 때문에 조직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를 갖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성원들 사이에 바이러스처럼 퍼지게 되면 조직에 대한 몰입이나 자발성을 저하하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조직에 대한 구성원들의 냉소주의가 자리 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조직운영이 중요합니다. 즉, ‘조직이 정한 원칙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냉소적인 태도를 지닌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가 사안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이런 실망을 한두 번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회사의 정책에 대해 신뢰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구성원들도 긍정적인 사고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렵고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한번 해 보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조직과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라인 문화가 조직을 와해시킨다
조직에서 내 편, 너희 편을 구분하는 이른바 ‘라인’은 조직을 병들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지만, 한국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라인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라인에 있는 사람들을 서로 편애하고 극단적으로는 불공평한 분배(평가나 승진, 보상 등)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집단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라인 문화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라인 문화는 누군가가 세력을 만들고 권력을 가지고 싶은 의도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형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리더의 총애를 받는 소위 ‘황태자’가 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 사이에 실질적인 라인이 형성되어 있지 않더라도 주변의 사람들은 ‘누가 누구를 챙긴다’는 식의 인식을 가지게 마련입니다.
라인 문화가 조직에 뿌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리더들이 조직 내에 황태자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성과주의 문화의 정착이 필요합니다. 철저하게 개인의 역량과 성과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라인 문화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 생각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눈에 보이는 수치가 기업의 건강 여부를 전부 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수치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쉽게 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직의 심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고 굳어지며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직성과로도 직결됩니다. 성과가 좋은 부서와 그렇지 않은 부서의 차이도 핵심근원은 조직심리에 있습니다. 상명하복의 수직 체계, 관성, 응집력, 라인 문화 등이 조직의 심리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조직의 심리가 단순히 한 사람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만큼, 리더의 솔선수범과 함께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행동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조직은 어떤 상태인지 한 번 점검해보시겠어요? 아래 설문표를 보시고 각자 속한 조직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