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태양광 에너지센터 개소 – 모두에게 공평한 햇빛처럼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오는 8월, 캄보디아 태양광 에너지센터가 개소합니다. 2011년 12월부터 시작돼 오랜 기간 동안 GS칼텍스, 굿네이버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함께 이뤄낸 ‘밝고 따뜻한’ 태양광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캄보디아 빈곤가정의 반쪽짜리 하루를 온전하게
세계 7대 불가사의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캄보디아. 화려한 관광지 이면에는 가난하고 어두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하루 5.3시간의 세계 최대 일조량을 자랑하는데, 태양광을 전력으로 바꾸는 기술과 인프라가 부족해 국가 소비전력의 40%를 주변국인 베트남, 태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고, 전 국민의 80%가 중앙 전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캄보디아 가난한 가정의 사람들에게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12시간도 채 되지 않는 반쪽자리입니다. 해가 지고 마을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농촌지역 230만 가구의 경우, 10가정 중 9가정이 작은 등유램프나 차량배터리에 의지해 어두운 밤을 간신히 보냅니다.
캄보디아 국민의 30%가 하루 $1 미만으로 생활하는데 비해 농촌마을 주민들은 최소한의 야간활동을 위해서 매월 $2~5의 비용을 소비합니다. 캄보디아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뤄낼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 사업은 시작됐습니다.
‘기업-NGO-정부’가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기적
캄보디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GS칼텍스, 굿네이버스,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은 캄보디아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바탐방 지역에 태양광 에너지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현재까지 총 1,300여개의 태양광 랜턴을 보급했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랜턴 이용 시 유의사항 등에 관한 충분한 사전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바탐방 내 피난민 정착지인 수상가옥 마을 ‘꺼찌베앙’에 디젤식 충전으로 운영되고있던 차량용 배터리 충전소에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 설비를 추가해 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완공된 태양광 에너지센터 내 폐배터리 재생기를 구비해 지역사회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기존에 보급한 기성품 태양광 랜턴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한 자체 태양광 모델 개발을 완료했고, 차량용 배터리 대신 각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립형 태양광 발전시스템(Solar Home System, 이하 SHS)도 설계되어 현지에서 판매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현지 태양광 인식 증진과 전문가 양성, 다양한 적정기술 활용이 가능하도록 총 3가지 종류의 태양광 교재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민관협력’에 있었습니다. 외교부 산하 KOICA는 대외 무상원조에서의 기업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사업재원의 절반을 기업이 부담하면, KOICA가 기금을 매칭하고, 사업의 모니터링과 평가를 지원하는 형태입니다.
다년간의 구호개발사업 노하우를 축적한 굿네이버스가 현지 수요를 기반으로 태양광 사업 아이템을 발굴 및 실행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함으로써 ‘기업-NGO-정부’의 민관협력의 결실이 캄보디아에 비로소 꽃 피우게 됐습니다. GS칼텍스 소속의 기술연구원이 자체 제품 개발에 슈퍼바이저로 참여하고, 태양광 설비, 모듈, 제품 디자인, 적정기술, 부품 소싱 등 각계각층 의 전문가들이 재능기부로 동참해 ‘함께’ 이 사업을 일궈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260여 명의 GS칼텍스 임직원들이 모금해 마련한 태양광 램프를 현지 가정에 직접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캄보디아 결연 아동들은 이제 밤에도 태양광 램프 아래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나눠주지 않고, 판매를 한다고요?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태양광 에너지센터를 건축하고, 자체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기성품 태양광 랜턴을 무료로 보급했습니다. 물론 대상자는 현지 주민자치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선발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판매’를 시작할겁니다.
개발된 자체 제품을 현지에서 직접 조립할 것이고, 현지 주민들에게 적정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기술을 이전해 현지인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발생하는 수익을 다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바로, 캄보디아형 ‘사회적 기업’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1년치 등유 구입비용의 일부 가격으로 태양광 랜턴을 구입하고, 2~3년을 추가 비용없이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문제를 줄이고, 절감된 비용으로 식료품이나 학용품을 조금 더 구입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기존 차량용 배터리 이용 가정도 태양광 충전소 또는 SHS 구매를 통해 수혜자가 아닌 구매자의 ‘권리’를 가지게 될 것이고, 단순 보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A/S를 통해 효용을 극대화하고, 타 NGO, UN 기구 등을 통해 보급된 이후 방치된 기존 태양광 제품도 수리해 재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캄보디아 ‘희망의 빛’ 될 태양광 에너지 센터
오는 8월 2일 캄보디아 태양광 에너지센터가 개소합니다. 바탐방 외곽 1,336평의 부지에 생산동과 창고동, 교육동과 태양광 충전소, 폐배터리 재생실, 태양광 워터펌프, 실습가옥 등을 구비해 태양광 제품연구, 생산, 판매와 교육 등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오는 8월부터 시작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 2차년도 기간에는 사회적 기업 설립과 본격적인 제품 판매와 교육이 시작될 예정이며, 현지 주민들의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통해 제품을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더디 가더라도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꼭 이 방법이어야 했느냐’고 사람들이 묻습니다. 제 대답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캄보디아에 다른 필요한 것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학교도 필요하고, 학용품도 필요합니다. 타 NGO들이 태양광 랜턴을 보급하고 있고, 세계은행에서도 캄보디아에 SHS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 곳에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이 사업을,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할까요? 태양광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 주문해서 무료로 보급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퍼주기식 지원’으로 요약되는 일방적인 물품이나 재원 조달 형태의 원조는 이미 실패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을 곳곳에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는 고장난 태양광 랜턴이나 SHS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잠깐 사용되고 버려지는 보급 제품들, 캄보디아 주민들은 ‘반짝 지원’ 이후 이전과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경험하고 있고, 그 전과 비교해 그들의 삶이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만든 태양광 제품을 구입한 캄보디아 주민들은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고 A/S를 받을 수 있는 구매자의 당당한 권리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일자리를 얻게 된 부모들은 보급품이 아니라, 직접 번 돈으로 아이들에게 책가방과 학용품을 사줄 수 있게 될 겁니다. 물고기를 잡아주거나,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낚싯대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것. 사회적 기업을 통한 태양광 제품 판매 사업은 수십만 개의 단순 제품 보급으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캄보디아 자립의 강력한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없기에 아주 오랜 인내를 요하는, 그러나 분명히 가치 있고 강력한 이 사업을 GS칼텍스가 선택함에 따라 캄보디아에 놀라운 희망을 심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굿네이버스의 방향성에 대해 항상 지지하며, 함께 해 주는 것이 매우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캄보디아와 태양광 에너지센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라며, 굿네이버스와 캄보디아 주민들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