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 사라졌는데, 왜 답이 없지?’
‘메시지를 읽어서 1이 사라졌네. 대답하기 싫은데, 언제 답을 하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숫자 ‘1’에 울고 웃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시대인데요.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죠.
꾹꾹 눌러쓴 편지와 쪽지, 숫자에 메시지를 담았던 삐삐 그리고 휴대폰에 지우지 않고 저장했던 단문 메시지까지. 상대와 나를 이어줬던 다양한 소통방식의 변천사 속에서 잊지 못할 GSC인들의 에피소드를 들어보았습니다.
편지/쪽지
김경원 사원(감사2팀)
청춘을 나라에 바친 군인 시절, 바깥 소식을 들려주어 큰 힘이 됐던 편지들이 기억에 남는군요. 아직도 그 때 받은 편지들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서민경 사원(부산물류센터 운영담당)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와 수업시간에 쪽지를 주고 받다가 무서운 선생님한테 걸린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먼저 쪽지를 보내기를 시작한 사람이 누구냐고 화를 내셨죠. 저는 무서워서 주춤거리고 있었는데, 의리 있는 제 친구가 먼저 앞으로 나섰고, 저 대신 혼이 났습니다. 그 날 이후로 친구와 저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20년 지기 베스트 프렌드로 우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보민 사원(HCR기술팀)
중학교 2학년 때, 취미생활로 알게 된 고등학생 오빠와 펜팔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4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라서 얼굴 한번 못보고 편지만 주고받았습니다. 그렇게 그 오빠가 고3을 졸업할 때까지 편지를 주고받았네요. 우편함에 편지가 꽂히길 늘 기다렸죠.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지만 그 오빠가 입대를 하면서 편지는 다시 시작되었고, 그렇게 2년을 주고 받았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만날 수 있었고 지금은 종종 연락하는 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아직도 가득 쌓인 편지를 보면 저의 아름다웠던 학창시절의 한 때가 생각나서 흐뭇합니다.
삐삐
박용 사원(원유저유팀)
삐삐가 유행할 당시에는 학생들도 길거리에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부모님 몰래 삐삐를 샀는데 이틀 만에 잃어버린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서윤범 과장(설계관리팀)
고등학교 때 부모님 몰래 삐삐를 산 적이 있습니다. 그 삐삐로 첫 사랑과 연락했었죠. 정성스럽게 메세지를 녹음하다가 실수로 *를 눌러 “취소되었습니다”라고 나오면 엄청 허무했던 그 순간들!!! 이제는 그립네요.
이재관 주임(창원물류센터)
학창시절, 삐삐 음성 메세지를 듣기 위해 교내 공중전화 앞에서 대기했었죠. 하지만 짧았던 쉬는 시간이 끝나버려서 메세지를 끝까지 듣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2G 문자메시지
남철우 연구원(Project Group)
초기 휴대폰에는 문자 메시지 저장 수 제한이 있었죠. 그 때문에 여자친구(지금의 제 아내)의 고백 문자가 지워져서 한동안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혜선 대리(공정시스템팀)
친구들과 문자로 소통했던 그 시절! 알이 부족하면 연락이 끊겨서 많이 불편했었다죠?^^
이현우 사원(동력기술팀)
학생 시절에는 문자를 주로 사용했는데요. 그 때는 단체방이라는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잡으려면 한 명마다 문자를 따로 보내고, 시간을 맞춰보는 과정이 필요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귀찮은 과정들이 있었기에 약속 하나하나가 소중했던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단체방에서 친구끼리 메시지 하나만 보내면 되기 때문에 약속의 소중함이 전보다는 많이 떨진 것 같습니다.
이지민 대리(윤활유기술개발팀)
‘이 문자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 10통 이상을 보내지 않으면..’ 이런 행운의 문자를 친구들에게 실명으로 보내는 바람에 두고두고 놀림 당한 일이 있습니다.
너와 나를 이어주었던, 여러분의 잊지 못할 그 시절 소통방식은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