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공장의 절반은 저희 손에 달려있죠
“제1공장의 절반인 50만평이 저유1팀 지역이에요. 이 지역을 52명의 팀원들이 커버하죠. 공장에서 팀원 수가 많기로 아마 세 손가락 안에 들겁니다. 저희팀은 원유를 이송받아 공정에 피드하고, 반제품을 탱크에 저장하거나 다른 공정에 피드하고, 반제품들끼리 블렌딩해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생산된 완제품을 각 출하처로 이송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저유1팀의 주요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김종열 과장, 그에게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원유부두에 정박한 선박으로부터 저유1팀 원유탱크로 원유를 이송받아 믹서를 돌리고 2일 동안 안정시킵니다. 그후에 여러 종류의 원유들을 블렌딩해서 일일운영계획서 피드계획에 따라 No.1,2,3,4 CDU에 원유를 공급합니다.
생산 1,2,3,6팀의 원유에서 정제된 반제품과 RFCC, HCR, VRHCR, 석유화학, No.1,2,3,4 K/D 등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을 저유1팀의 해당되는 탱크에 이송받습니다. 저유탱크에 저장된 반제품을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의 규격으로 혼합해서 완제품을 제조하는 공정도 수행하는데요. 각 공정으로부터 런다운된 반제품과 여천산단으로부터 입고된 반제품을 블렌딩해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죠.
이렇게 생산된 완제품은 원유부두, 제품부두, 육상출하장, 대한송유관공사, 여천산단 등으로 출하됩니다. 저유1팀의 업무흐름 다이어그램을 살펴보니 수많은 팀과 공정, 피드, 반제품, 완제품, 출하처와 관련을 맺고, 이를 촘촘하게 관리하고 책임지고 있는 저유1팀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운전원 시절부터고수가 돼야죠
1980년 육상출하팀으로 입사한 그는 1994년부터 저유1팀에 일하기 시작해서 올해로 저유1팀 20년차 베테랑이 되었습니다. 운전원으로 6개월간 현장을 누비고, 7년 동안 조정실에서 DCS운전을 하는 보드주임을 맡은 뒤, 6년간 교대장으로 일하다가, 2008년부터 6년째 부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에는 부팀장이 두 명 있어요. 시설담당 부팀장과 운영담당 부팀장이 있는데요. 저는 생산계획팀의 일일운영계획서에 따라 운전하는 업무 외에도 팀원들 인사관리 및 팀 운영관련 제반업무도 함께 맡고 있어요.”
생산운영부문 해상출하팀에서 주임으로 진급하면서, 저유1팀으로 팀을 옮겨 새로운 업무를 맡은 당시에는 부담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후배에게 받은 독과외 덕분에 빠른 기간 안에 업무를 습득할 수 있었다고 귀뜸합니다.
“새로운 팀에 처음 갔으니 빨리 배워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지금 교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입사 4년 후배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당시에 운전원이었고 저는 주임이었지만, 체면 따질 이유 있나요? 후배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죠.”
이렇게 초창기 차근차근 습득한 라인업, 탱크의 종류와 위치, 매니폴드, 중간밸브 위치 등 현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그후에 보드주임과 교대장, 부팀장으로 근무하는데 더없이 소중하고 중요한 기본이 됐다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두꺼운 수첩에 세세한 정보를 깨알같이 적어가며 공부하고 일하던 그의 습관이 팀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지금의 운전원들도 각자 자신만의 업무수첩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 기특한 모습에 김종열 과장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집니다. 그는 운전원 시절부터 업무의 고수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 저유1팀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전에 잠깐, 원유가 선박에 실려오면서 물도 함께 섞인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그래서 공정에 원유를 피드하기 전, 반드시 물을 빼내야 한답니다.
“원유에서 물을 빼내는 과정 내내 운전원은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해요. 이 워터드레인 작업도 여러 번 해보면 어느순간 소리만 듣고도 물소리와 기름소리가 구분이 되요. 물이 빠져나오다가 기름이 흘러나오는 순간 소리가 달라지거든요. 소리만으로 감지를 할 수 있는 경지가 돼야 진정한 고수라고 할 수 있죠. 하하하.”
단합은 고생에 비례한다?!
저유1팀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고 고된 업무 때문에 그다지 인기있는 팀은 아니라고 합니다. “업무가 많이 고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업무를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회사에서 월급받는데 이정도는 해야되지 않나 싶어 이왕 시작한 일 열심히 해보자 마음먹었죠. 저희 팀 업무가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 내리면 탱크를 하나 버릴 수도 있어요.
선박은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출하가 안 될 수도 있고요. 피드가 제때 안되서 공장을 멈출 수도 있죠. 경제적인 손실로 직결되니 정말이지 정신 바짝 차리고 일해야죠. 심지어는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탱크가 넘칠 수도 있고요. 탱크가 넘치면 스파크에 의해서 화재가 날 수도 있죠. 지금은 탱크가 넘치기 전에 다섯 번의 알람이 울리게 되어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지면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철저한 모니터링은 기본이자 필수죠.”
20년차 고수 중의 고수 김종열 과장, 그가 느긋하고 여유있게 일할거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그는 지금도 바짝 긴장된 상태로 하루하루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주임시절 8시간 보드를 보고 퇴근을 해요. 그런데 집에 가서도 그 생각만 나는 거에요. 내가 그 밸브를 확실히 잠궜나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라요.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면서 하는 업무인 것이죠.”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공장의 흐름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춰야 하는데다, 고도의 긴장감과 책임감으로 인한 부담감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저유1팀에서 김종열 과장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업무가 힘들어도 팀 분위기가 좋아서 아무도 떠날 생각을 안 합니다. 하하하. 한 교대조가 11명이에요. 매일 8시간씩 같이 일하니까 가족들보다 더 오래 보는 셈이죠. 고생하는만큼 서로 많이 아껴주고 협조하죠. 마음이 잘 맞아요. 교대장과 운전주임이 직원들 잘 챙기고 리드하고, 후배들은 선배들 잘 따르고요.”
저유1팀의 역량 향상이 가장 큰 보람
지난 20년 동안 저유1팀맨으로 살아온 김종열 과장에게 어떤 개인적인 변화를 겪었는지 물었습니다.
“부팀장으로 일하면서 사실 좀 실망스러울 때도 있어요. 일례로 주임 정도되면 이 정도는 깔끔하게 해결해야 하는데 아직도 처리를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도 꾹 참고 웃으면서 좋게 말하죠. 화가 나도 내색을 안 합니다. 그러다보니 습관이 되고 성격처럼 굳어지더라고요. 후배들이 저를 좋게 생각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교대조 회식 때 저를 자주 불러줘요. 가급적 참석해서 현장의 이야기를 잘 들어봅니다. 운전업무뿐만 아니라 조직관리도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후배들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자상한 리더십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성격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현장에서 공정이 흔들리거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정말로 많은 팀의 담당자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김종열 과장은 그럴때일수록 침착하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도 덩달아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배운 것 같아요. 덕분에 지금은 웬만한 일에는 쉽게 동요하지 않죠. 하하하.” 입사 34년차,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훌쩍 넘는 기간을 GS칼텍스와 함께 한 그는 후배들의 모습에서 직장생활의 보람을 느낍니다.
“크고 작은 문제와 사고를 차근차근 수습해나가는 모습을 볼때면 얼마나 고맙고 뿌듯한지 모릅니다. 우리 저유1팀이 정말 역량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랑스럽죠. 회사 밖에서는 형님 동생하면서 소주도 한잔 하고 운동도 같이 하구요. 직장생활의 재미나 보람이 이런게 아닐까요?”
지금처럼 사고없이 운전하는 저유1팀을 목표로 모든 열정과 애정을 쏟아붓고 있는 그와 저유1팀에게 에너지 넘치는 파이팅을 외쳐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