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매분진 최소화 미션을 완수하다 – GS칼텍스 RFCC팀의 장인정신!
장인정신,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하면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최상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전문가적 직업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자의 장인정신 못지 않은 사용자의 장인정신이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면 어떨까요? 외부에서 구매·설계·시공한 자재나 설비를 공장에 최적화시키는 과정에 투입된 GS칼텍스의 장인정신을 돌아봅니다.
지난 1995년 12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제1고도화시설, 하루 9만3천 배럴 처리 규모 RFCC(Residual Fluid Catalytic Cracker, 유동상 촉매 분해시설)의 주요 공정 중 하나인 DeSOx 공정에 녹아있는 GSC표 장인정신을 지금 바로 만나봅니다. C-:
* DeSOx 공정이란?
RFCC는 벙커씨와 같은 중유를 반응기(Reactor)에서 촉매와 접촉분해시켜 LPG, 휘발유, 경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생산하는 공정입니다.
반응을 거친 촉매는 표면에 코크가 쌓여 활성이 떨어지므로 재생장치(Regenerator)로 보내져 연소과정을 통해 재생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미세한 촉매분진과 고농도의 SOx 가스가 포함된 약 700’C의 연소가스(Flue Gas)가 발생합니다.
배출가스 탈황장치인 DeSOx 공정은 연소가스에 들어있는 1,680~3,500ppm 가량의 SOx 함량을 환경규제 허용치인 400mg/m3 이하로 낮추고 부산물로 황산을 회수해 깨끗한 상태로 대기 방출시킵니다.
전세계적인 환경규제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벙커C유를 재처리해 경질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 GS칼텍스가 보유한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중질유분해시설인 RFCC는 지난 1995년 12월 하루 7만 배럴 규모로 설계되어, 6만 배럴 수준으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공정개선을 통해 9만3천 배럴 수준까지 생산능력이 확대됐으며, 현재 9만2천 배럴의 피드를 처리 중입니다.
RFCC를 가동하면 반응기에서 중질유를 분해한 분말 상태의 촉매가 재생기에서 배출가스에 포함되어 흩날리게 되고, 이러한 분진이 후단설비인 DeSOx 공정으로 넘어가 점차 축적됨에 따라 연소가스의 흐름을 방해해서 매번 DeSOx 공정을 셧다운시켜 정비해야 하는 태생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는데요.
RFCC팀은 촉매분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째, 촉매분진이 DeSOx 공정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재생장치를 운전, 둘째, 넘어가는 촉매분진은 중간과정인 전기집진기에서 최대한 회수, 셋째, DeSOx 공정까지 넘어가버린 촉매분진은 최대한 제거하는 방법을 도출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전기집진기의 암모니아 주입 노즐 개선
재생장치에서 발생한 촉매분진은 4단계의 집진설비를 거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이하의 미세분진들은 살아남아 DeSOx 공정으로 넘어가는데요. 이 중간과정에 있는 것이 바로 전기집진기로 DeSOx 공정의 전단에 위치합니다.
사실 전기집진기는 애초부터 설치되어 있었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는데요. 촉매가 가진 고유 성질 중에 전기비저항값이라는 것이 있는데 촉매분진은 전기비저항값이 매우 높고 미세분진이라는 이유로 전기집진기가 미처 잡아내지 못한 것입니다.
고비저항의 촉매분진만을 선택적으로 잡아낼 수 있는 전기집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한 RFCC팀은 곧바로 설비 개조에 착수합니다. 이후 추가로 분진의 전기적 성질을 바꿔주는 케미칼을 주입해 전기집진기 출구의 분진 함량 50mg/m3에서 30mg/m3으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분진 함량을 20mg/m3으로 낮출 수 있는 고효율을 얻기 위해 2012년 외부 전문업체를 선정해서 전기집진기 설비를 보강하고 개선시켰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요. RFCC팀에서는 운전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케미칼의 분사도가 연소가스와의 믹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분사도와 분사위치를 바꿔 가며 꾸준히 테스트를 시도합니다.
그결과 주입하는 케미칼을 아주 작은 입자상태로 만들어 연소가스와 잘 섞이게 하는 주입 노즐 개발에 성공하기에 이릅니다. 수차례 개조와 교체를 걸쳐 최종적으로 개발된 노즐을 설치한 RFCC팀은 그들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노즐 개선으로 분진 포집 성능이 30mg/m3이상에서 5~8mg/m3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던 것입니다.
DeSOx Glass Tube 클리닝 장치 개발
그 다음은 전기집진기를 통과해서 DeSOx 공정까지 넘어온 촉매분진을 제거하는 일. DeSOx 공정 속 34,560개의 Glass Tube에 축적되는 촉매분진 때문에 RFCC 운전이 2년을 넘기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4년마다 대정비를 실시하는 RFCC를 Glass Tube 클리닝 목적으로 2년마다 셧다운시키는 것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일인데요. 특히 연관 공정이 많고 파급효과가 큰 탓에 RFCC 셧다운은 공장 전체의 생산에 차질을 빚습니다. 셧다운을 하지 않고 운전 중에 Glass Tube의 차압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RFCC팀의 모든 구성원들은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최적의 클리닝 개발에 착수합니다.
HOU기술팀과 함께 Glass Tube에 부착된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황산이 가장 적합함을 발견했지만, 클리닝을 하는 동안 황산의 온도 상승 현상을 막기 위한 쿨링 시설을 보완해야 했습니다. 모든 재질을 녹여 버리는 황산의 성질과 설치 시 가공이 쉽지 않은 이유로 장치검사2팀의 도움을 받아 재질 선정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하고 수많은 모의 테스트 과정을 통해 분사각도, 분사량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황산 분사 노즐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Glass Tube 클리닝 작업이 시작됐고 이를 전담한 협력사 직원들은 꼬박 1년 동안 DeSOx 공정 지역으로 출근해야 했습니다.
작업이 힘든 것은 둘째 치고 산소공급 마스크를 쓰고 내산복을 입은 채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땀으로 목욕하는 것은 예삿일일 정도로 작업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작업자 10명 외에도 안전기사와 운전원까지 전체 12명이 1개 동을 작업하는 데에 5.6일이 소요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작업과정에서의 SO3 가스 분출로 인한 고위험성으로 인해 초긴장상태에서 작업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인원과 비용이 투입됨에 따라 다시 한번 자동화의 절실함을 실감하면서 자동장치를 개발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RFCC팀이 A4용지에 그린 아이디어 도면만해도 족히 100장은 넘었을 것입니다. 긴장감과 촉박함을 극복하고 시공관리팀의 협조로 10여 일만에 노즐 제작에 성공했지만 정작 어려운 난관이 또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DeSOx 공정 운전 중에 노즐 설치가 과연 가능한가 였습니다. 운전 중 분사노즐 장착은 지금껏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시도해 본 적도 없는 무모한 작업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고위험 작업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협력사는 선뜻 작업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수동식 작업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은 RFCC 팀원들은 분명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다량으로 배출되는 SO3 가스의 위험성 때문에 무작정 밀어 붙이기도 힘든 입장이었습니다.
DeSOx 공정 운전 중 노즐설치 작업은 굉장히 위험하고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노즐을 제작해 놓고도 시공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산소마스크와 내산복을 착용하고 가스 배출기까지 설치하여 안전작업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관련팀을 설득하고 안전팀 기사들의 철저한 안전 감독 하에 설치작업을 시연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시연작업에서 협력사 직원들도 자신감을 얻어 순조롭게 작업을 맞출 수 있었고 지금은 12명이 5.6일 동안 하던 작업을 운전원 1명이 10여 분 동안 밸브를 조작하면 8시간 만에 거뜬히 클리닝이 완료됩니다.
현장의 여러 관계 팀 조직들의 협업이 없었다면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작업이었습니다. 덕분에 자동 클리닝 장치는 지금 이 시간에도 거뜬히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구하면 얻고, 두드리면 열린다.
2009년 대정비 이후 3년 동안 3차례에 걸친 DeSOx 공정의 정비비용에는 약 50억원이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2012년 전기집진기 암모니아 주입 노즐 개발과 DeSOx Glass Tube 자동 클리닝 장치 개발 이후 2015년 대정비 기간까지 3년 동안 정비작업이 없도록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설계사가 아닌 GS칼텍스가 주축이 되어 일궈낸 결실이기에 더욱 값집니다. DeSOx 공정의 설계사인 덴마크 Haldo Topsoe사의 엔지니어와 함께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도 하고 자문을 얻기도 했지만 촉매분진을 잡아내는 프로젝트는 RFCC팀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고 총괄해서 이루어졌습니다.
1995년 설계 당시 대비 현재의 피드처리량이 급증했고, 연소가스의 조성도 달라졌으며, 여러가지 운전조건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설계사는 설계 개조에 대한 어떠한 개런티도 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인데요. 이것이 과연 될까 하는 의구심을 버리고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끈질기게 찾아낸 GS칼텍스 스타일의 장인정신이 RFCC의 태생적인 문제였던 촉매분진이라는 골칫덩어리의 슈팅을 가능케했습니다.
고생은 적지 않았지만 덕분에 전기집진기와 DeSOx 공정에 있어 전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밝게 웃음짓는 RFCC팀원들. 촉매분진을 잡아내겠다는 강력한 목표 아래 관련된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그야말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업그레이드된 설비를 창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들의 집념과 땀방울이 아닐까요?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