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의 神 >
협상을 즐기자
협상 전문가 허브 코헨은 세상의 8할이 협상이라고 했습니다. 아닙니다. 잠자는 시간 말고는 모든 순간이 협상의 연속입니다. 주고받는 모든 것이 협상 대상입니다. 회사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으러 갈 것인지 동료와 얘기하는 것도 협상이고, 아내와 TV 채널을 놓고 다투는 것도 협상입니다. 가정, 학교, 회사 등 모든 곳이 협상 테이블입니다.
이익을 중심으로 모인 회사 조직은 특히 그렇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 어디선가 상사와 부하 간에, 부서와 부서 간에, 우리 회사와 다른 회사 간에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협상에 대한 오해
입장을 바꿔 생각하라?
역지사지하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입장을 중심에 놓고 협상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해관계를 근거로 협상하라고 합니다. 입장을 중심으로 거래하게 되면 입장이 자존심이 되어 난항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이해를 분명히 하고, 상대의 숨겨진 이해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감정을 앞세우지 말라?
협상은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이보그처럼 냉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래서는 큰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성적 기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지기 십상입니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게 맞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블링크-첫 2초의 힘》에서 의료사고가 났을 때 법적 다툼을 벌일 확률을 밝혔습니다. 의사 과실의 경중보다는 진료시간이 얼마나 충분했는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설명을 들으면서 신뢰를 쌓은 환자는 똑같은 결과에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다소 논리가 빈약하더라도 열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이끌리고, 이성보다는 인간적 신뢰가 협상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합니다.
쉬운 것부터 협상하라?
소위 선이후난(先易後難) 전략이 실용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껄끄럽고 타결이 어려운 사안을 뒤로 미뤄두면 대부분 타협을 하고도 협상 마무리에 가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지요.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한 꼴이 됩니다. 그러나 어려운 것을 먼저 해결하면 거기에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쉬운 것은 서로 양보하며 결론을 내게 돼 있습니다.
히든카드를 준비하라?
숨은 일격을 갖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포커페이스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예스’를 받아내기 위해 ‘노’를 연발하라고 합니다.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씩 하나씩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상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툭 까놓고 말하는 게 낫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여야 합니다. 이쪽에서 비밀을 가지면 저쪽도 비밀을 만듭니다. 감춤의 상승작용은 협상의 장애물입니다. 내 카드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본격적인 협상이 가능합니다.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취할 수 있는 대안, 즉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 역시 공개하는 게 좋습니다.
비장하게 임하라?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하라고 합니다. 상대의 숨은 의도를 읽으라고도 합니다. 이 말에는 협상 당사자 간의 이해가 상충할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협상은 승부를 겨루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협상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거래를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게임입니다.
협상 스킬 7가지
미국의 J.F 케네디가 그랬습니다.
“결코 협상하길 두려워하지 마라.”
그렇습니다. 이제 협상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협상을 어려워합니다. ‘협상’ 하면 갈등, 대립, 제로섬 게임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협상은 재래시장에서 벌이는 즐거운 흥정 같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벌이는 ‘밀당’ 같은 것입니다. 자, 이제 우리 앞에 펼쳐진 협상의 바다로 나가 파도타기를 즐겨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