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창의적 놀이입니다. 놀이 안에는 아이들의 세상이 담기며 그림 속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지게 됩니다. 아이에게 있어 그림은 세상을 어떻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마음의 언어라고 할 수 있으며 자신의 내면을 나타내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수단입니다.
그림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을 둘러싼 갈등과 걱정, 불안 등과 같은 내적 공상과 상상력 같은 심리적 환경까지도 아이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담겨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미술표현 특성과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의 그림표현과 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미술표현 특성
초등학교 1,2학년 시기는 ‘도식기’라고 하여 유아기의 자기중심적인 표현이 감소되기 시작하면서 객관적인 사고가 발달하는 시기로 그림에 대한 도식이 생기는 단계입니다. 주로 인물과 동물을 그리고 그 다음으로 집, 차량, 나무, 꽃, 일용품 등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부터는 한 기저선상에 물체가 있게 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초로 공간개념이 결정되어 표현되고 색채에 있어서 객관적인 사실은 아니지만 색과 대상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인물과 사물이 반복적으로 표현되고, 중요한 부분이 반복되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생략됩니다. 정의적으로 의의 깊은 부분은 변화되고, 공간적 시간적으로 동시에 표현합니다. 표현 의욕이 왕성하고 객관적인 관찰도 더 잘하며 지적 이해도 향상되나 표현력은 이에 따르지 않기 때문에 초조감을 느끼게 되고 표현 의욕이 상실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해력도 점차 발달하며 작품을 비판적으로 보거나 감상하는 능력도 차츰 발달하게 됩니다. 자기 작품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게 되며, 표현기술을 스스로 표현하려는 태도가 나타나게 됩니다
초등학교 2~4학년 정도의 시기는 ‘또래집단기’로 사물을 실제적으로 다루고 자연물에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인지 능력이 증대됩니다. 사회에 대한 실제적인 경험이 쌓이게 되어 친구를 만들고 사회적인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죠. 자아의식이 증대되면서 기하학적인 선을 통해 도식적으로 표현하다가 차츰 사실적이며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눈으로 보고 느낀 그대로의 색으로 그려서 대상과의 관계가 사실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의 그림 특성
부모님들은 어떤 그림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표현인지 궁금해 합니다. 물론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가 그린 그림일 것입니다. 그리고 내 아이가 그런 아이기를 희망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란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을 신뢰하고, 억압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잘 조절하여 표현하는 것이죠. 기쁠 때 마음껏 웃고 슬플 때 눈물을 흘리며, 화날 때에는 자신과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화를 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있다는 것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줄 알아야 하겠죠.
그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지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정서적으로는 안정된 아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도 부정적인 정서표현도 가능하며 이러한 표현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배출하며 정신적 균형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의 그림만 그리는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것도 부모의 오해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불안정한 마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밝고 행복한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부모님과 이별하여 시설에 맡겨진 아이가 행복한 가족그림을 그리면서 위안을 얻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술표현활동이란 그 자체로서 치유이며 성장인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서 감정을 배출하며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하고 정화하며 긴장을 이완시켜 심리적 안정을 추구합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재 경험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아이가 미술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그 과정을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아이 본래의 특성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님들은 이러한 이해와 함께 아이들이 가진 본래의 미술적 재능을 어떻게 드러나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우선 부모 스스로가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에서 아이가 자신의 창조성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그리든지 자유롭게 허용되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보기에 내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거나 시간이 걸린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마음이 안정되면 표현이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어 부모가 아이 자신의 속도에 맞게 갈 수 있도록 지켜봐 준다면 차근차근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에 의한 평가는 미술작업을 하는 아동의 욕구와 동기를 부여하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의 그림을 잘못 해석하게 되면 아이를 좌절하게 할 수 있고 용기를 꺾을 수 있습니다. 모든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표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왜’ 특정한 요소를 그렸는지 질문하는 것은 비효과적입니다. 그림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간단히 이야기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그림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한다는 태도가 오히려 아이의 그림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그림에 나타난 이미지들의 의미를 해석하려고 하기 보다는 개방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그림을 매개로 아이와 소통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기초는 그리고 싶은 의욕이 생기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색들과 화구가 갖춰진다면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입니다.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때로는 색 그 자체를 마음껏 즐기거나 점토의 촉감을 충분히 만끽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퇴행적인 경험은 심신의 균형을 맞춰줍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나중에 창조성을 훨씬 더 향상시킬 것이고 심신을 안정시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 부모가 동참해 준다면 아이들은 부모의 애정을 느끼고 말로 하는 격려 이상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말에 아이와 함께 그림소풍어떠세요?
22일 올림픽공원에서 녹색환경미술대회가 열리는데요, 미술관을 가는 것도 아이에게 좋은 미술교육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본 풍경이 아이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표현되는지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풍경을 바라본 차이를 발견하게 되면 아이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