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 고 3 vs 김정은도 무서워하는 중 2, “내 아이가 아닌 것 같아요”
이제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히스테리가 최고조에 이른다는 고 3과 김정은도 벌벌 떨게 만들며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책임지고 있는 중 2~!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누가 더 막강할까요?
“내 아이가 아닌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는 GS칼텍스 임직원들이 계십니다. 바로 고 3 아들을 키우는 동력1팀 고해철 교대장님과 중 2 아들을 키우는 정비1팀 서성표 계장님인데요. 이 두분을 만나 누가 더 속을 썩이는지,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 들어봤습니다. C-:
1. 두 분이 보시기에 우리 아이가 중 2, 고 3이 되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보이시던가요?
[고3 아빠]
아이가 고 3이 되고 처음에는 입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편하게 생각해’, ‘네가 갈 수 있는 길을 생각하고, 선생님 조언도 많이 들어보라’고 했죠. 점차 부담은 주는 것 같더라구요.
입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고3! , 2013 수학능력시험이 얼마 안남기도 했죠
그렇지만 아무래도 진로문제 때문에 갈등이 많았어요. 부모 욕심으로는 ‘공부 더해라.’, ‘기왕이면 더 좋은 학교를 가야지.’ 라고 기대하고, 우리 아이는 ‘왜 꼭 그 학교에 가야하냐.’, ‘난 이 과를 가고 싶다.’로 감정싸움이 많았죠.
[중2 아빠]
어우~~(손사래를 치며) 사춘기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무뚝뚝하고 부모와 얘기하는 것보다는 방에 혼자 틀어박혀 안 나올 때가 많습니다.
활기차게 얘기하다가도 갑자기 우울해 하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보니 중 2 아들로 인해 집안의 분위기 전체가 좌우될 때가 많았어요. 정말 왜 저러나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2. ‘아~ 정말 내 속에서 낳았지만, 정말 내 아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장 힘들게 속을 썩인 적은요?
[고 2 아빠]
고 3인데 집에 오면 80%의 시간은 컴퓨터에 앉아 게임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 속이 뒤집어 집니다. ‘공부 안 할거면 차라리 피곤한데 잠이나 자지…’ 한창 예민할 때라 화도 못 내겠고,,,, 공부 좀 하라고 하면 도서관 가겠다고 하고는 친구들을 만나 PC방에 가는 것 같더라구요. 정말 제 마음이 시커멓게 타 들어갔었죠.
[중2 아빠]
집에서는 듬직한 아들인데 담임 선생님 호출에 놀라서 학교에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혼자보다 친구들과 뭉쳐지면 풍선처럼 날고 싶은 게 중2, 그것도 아들 녀석이구나 새삼 느꼈죠. 학교에서 무단 교내 이탈을 해서 크게 당황했습니다. 그때 알았죠 내 아이도 그럴 수 있구나 ^^
3. 위와 같이 아이가 위태위태할 때 또는 부모와 충돌이 생겼을 때, 엇나가지 않도록 어떻게 잘 대처하여 극복하셨나요?
[고3 아빠]
저는 아이가 고 3이다 보니 조곤조곤 잘 설명하여 설득하는 편입니다. ‘놀 때는 확실히 놀고, 필요할 때는 실력을 확실히 쌓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 때 추억과 실력이 사회에서도 연장된다. 기본이 안되어 있으면 사회에서의 생활, 인간관계 적응이 어렵다. 지금의 스트레스는 일순간이다. 곧 여유있는 생활이 가능하다’고 지속적으로 타이를 수 밖에요.
평범하지만 잔소리가 아닌 아이의 시선에서 진지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고3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C-:< 너무 평범한가요? ^^ 전 가장 기본적인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잔소리 수준으로 접근하시면 안됩니다.ㅎㅎ
[중2 아빠]
아들과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치밀어 오를 경우 일단 잠시 따로 떨어져 화를 식힙니다. 각자 방에서 충분히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고 난 후에 다시 대화를 시도합니다. 그럼 확실히 감정적인 싸움으로 확대되진 않더라구요.
4. 자녀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다른 자녀보다 특별히 더 신경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고3 아빠]
아무래도 아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할 때 많이 안쓰럽습니다. ‘아빠, 나 힘들어 죽겠어’라고 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아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까 매일 아침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아들 사랑한다. 힘들지?’, ‘미래를 위해서, 파이팅~!’ 이라고 보내죠. 그럼 우리 아들 답장은 한결 같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열심히 할께요.’
조금은 어색할지 몰라도 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문자 메시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중2 아빠]
아이가 맨날 친구들과만 어울리려고 해서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주말에 시간이 맞으면 같이 산에 오르기도 하고 공원을 산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은 아이가 원하는 음식을 먹으러 외식도 합니다. 엄마랑 같이 교회도 다니면서 많은 대화를 유도하고 있구요. 주말 저녁엔 개그 프로를 함께 보면서 웃음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아이와 대화를 하다보니, 최근 아이의 꿈이 자주 바뀐다는 것도 알았네요.
5. 수능을 앞둔 자녀와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고 3 아빠]
요즘 마음이 착잡해요. 아이의 성적보다는 곧 성인이 될텐데,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조바심이 납니다. 일단 현재는 아이가 생각한 대학을 목표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몸 건강히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수능이 끝나면 운전면허도 따게 하고, 혼자 해외여행도 보내볼 생각이에요. 사회에 나가기 전에 본인의 이상과 견문을 더 넓혀서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2 아빠]
부모가 이것저것 약치고 비료 주면 흠 없이 수월하게 자라겠지만, 전 우리 아이가 병과 벌레하고 싸워서 혼자 씩씩하게 살아남는 친환경 채소처럼 싱싱한 아이였음 하는데 요즘 들어 스마트폰 게임에 너무 집중하는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되네요. 스마트폰을 조금 줄였으면 좋겠어요.
어릴적 이렇게 해맑던 아이가 이렇게 무뚝뚝하게 까칠하게 바꼈어요. 또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도 하고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사춘기는 어른으로 가는 과정으로써 그저 한 시절을 훑어 지나가는 시기임에 알았으면 해요. 부모나 선생님 등 선배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재를 그냥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6. 고 3, 중 2 자녀를 무탈하게 잘 키우신 노하우, 철학이 있으시면 임직원들께 공유해주세요.
[고 3 아빠]
부모의 욕심은 항상 자녀보다 앞서는 것 같습니다. 과대 희망일 수도 있구요. 자식들이 부모 생각대로만 된다면 바랄게 없겠지만, 부모-자녀간 유대를 돈독히 하고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자식이 원하고 할 수 있는 걸 하게 하라! 이게 연초부터 제 아이와 진로문제로 머리 싸매고 싸우면서 얻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가족이 편해야 모든 일이 잘 되니까요.
[중 2 아빠]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강압적으로 대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고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최대한 공감해 주려 노력한다면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지켜보면서 지치지 않도록 격려하고 잘하는 행동을 하면 아낌없는 칭찬과 함께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해 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