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1일 목요일 캄보디아에서의 첫날이 밝았습니다.
안녕하세요. GS칼텍스 신용기 부장입니다. 앞서 포스팅 된 GS칼텍스와 굿네이버스가 함께하는 Global Energy Plus 캄보디아 봉사단의 일원인데요. 봉사의 참맛을 더 느껴보고자 캄보디아 봉사를 지원했는데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졸지에 단장을 맡게 되어 매우 책임이 크답니다^^
지난 워크샵 이후로 많이 설레기도 하고 다소의 부담감에 개인적인 준비도 하면서 봉사활동을 기다려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D-day가 왔어요. 지난 워크샵 때 만난 봉사단원들의 반가운 얼굴이 한명 한명 보이면서 봉사활동의 시작을 피부로 실감하기 시작했답니다.
많은 봉사 단원들이 설레는 표정을 하기도 하고 밤이 늦어 피곤해하기도 했는데요. 다음날부터 바로 시작이니 일단은 몸과 마음을 충전해야겠다 여기고 푹 취침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12시에 도착한 캄보디아. 캄보디아의 시간이 한국보다 2시간이 빠르니까 현지시간으로는 10시가 되겠군요. 해외 공항에 착륙할 때면 늘 보이던 야경은 온데간데 없고 불빛조차 거의 보이지 않더군요. 봉사활동의 시작이 더더욱 실감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착 후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 바로 씨엠립에서 하루를 쉬었고 이튿날 봉사활동 첫날의 해가 떠올랐습니다.
드디어 봉사활동 개시!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시소폰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사업장을 방문하여, 이번 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현지 사정에 맞춰 세세하게 듣고, 우리 GS칼텍스 직원들의 지원을 통해 모은 708개의 정수기 전달,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제가 결연한 가정과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어요. 굉장히 설레입니다.
이번 캄보디아 지원은 우리 임직원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앞서 말씀드린 정수기 지원과 함께 이곳의 160가정 아동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게 되답니다. 이번 봉사단에서는 두명이 현지 가정과 인연을 맺었는데요 그 중 한 명이 바로 저!^^ 봉사가 아닌 사랑의 나눔과, 함께 이야기해서 공감을 형성하고 싶은데, 혹시나 저를 도움의 대상으로만 여기진 않을지 걱정이 되어 열심히 마음으로 다가가기로 다짐 또 다짐합니다.
도시인 씨엠립에서 두 시간 정도 차를 달려 드디어 시소폰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광활한 초원이 펼쳐져 있고 건물은 거의 없었는데요.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굿네이버스 현지 직원들과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굿네이버스의 다양한 현지 활동을 듣기도 하고 사진으로 직접 보기도 했는데요. 마치 우리나라를 도와 줬던 과거 서방 열국들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우리가 서방국가를 생각하듯 여기지 않고 그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구촌의 동료이자 우연찮은 기회가 되어 함께 만나, 삶을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연이라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고 가진 사람이 도와주는 식으로 비춰지거나, 그저 원조로 보이게 되면, 엉뚱한 에피소드가 생겨나기도 한답니다.^^ 예전에 굿네이버스가 어린이들의 뎅기모기로 인한 사망을 막기위해 촘촘한 모기장을 나눠준 적이 있었는데, 이를 어린이들을 위한 모기장으로 쓰지 않고 고기 잡는 그물로 대부분 사용한다거나, 물품을 의도와 다르게 다시 암거래를 한다거나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아마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지 않아서겠죠! 물론 그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하렵니다.
우리 직원들이 협찬(?)한 정수기들을 지역 708세대에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어요.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지역의 식수는 매우 안 좋은 상태라 물을 통해 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보다 건강하게 자라고, 어른들도 건강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수기를 나눠줬답니다.
캄보디아에 사는 가족을 만나러 갑니다.
드디어 제가 결연을 맺은 가정을 찾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랑 인연을 맺을 친구들이 누구일지 설레는 마음에 캄보디아어도 열심히 외우고 공부 했답니다 좋은 첫 인상을 주기 위해서죠^^ 그런데 역시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어요. 오전에 그렇게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천둥벼락이 치더니 우기답게 비가 억수로 비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왔던 그런 비보다 더 세찬 비가 내립니다.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졌지만 역시 현지인들은 활짝 웃으며, 비를 즐기더군요. 급하게 갈 필요 없이 자연의 섭리에 따르고자 하는 생각이 보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이 넘도록 계속 비가 오자 일단 출발하기로 하고 역시나 사진에 있는 열악한 시장에서 장을 보고 아이들 집으로 출발합니다.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은 봉사활동
트럭에 탄 채로 비바람을 헤치며 목적지에 도착했죠! 차에서 내려 다시 요리조리 길이라고는 볼 수 없는 통로를 지나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았던 결연가정의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때요?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하지만 열악한 환경의 집이 맘에 걸렸습니다. 전기도 배터리로 거의 하나만 켤 수 있어 호롱불이 떠오르는 그런 집이죠. 하지만 불평 하나 없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역시 봉사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이다라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고,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사소함에서 행복을 얻는 생각을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맛있는 한국식 불고기도 해주고, 화채도 해주었는데 매우 좋아했습니다. 아이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 가족사진도 찍어주었는데요, 가족사진을 찍어본 게 처음이라고 합니다. 풍선도 불고 했더니, 어느새 온 동네 어린이들이 다 구경을 왔더라구요. 한국사람들이 신기해서 종종 구경도 온다고 하네요.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와서 그 좁은 집이 무너질 것 같았어요. 비가 주룩주룩 왔지만 마음만은 기뻤고, 행복했습니다. 이것이 자원봉사의 참 맛인가 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또다시 폭우 속에 돌아오는 길에 아까 만났던 아이의 얼굴이 계속 아른거립니다. 가르치고 나누어주는 자리가 아닌 배우러 간 봉사활동임을, 함께 나누기 위해 했던 자리임을 맘 속 깊이 느끼고 돌아 옵니다. 자! 그럼 다음 일정 포스팅은 자원개발사업에서 캄보디아를 담당하고 있는 장해영 사원에게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