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능력 甲 먹방 귀요미, 윤후
어리바리한 매력 속에 사람 마음을 콕 짚어내던 아이, 윤후를 기억하시나요? ‘아빠 어디가?’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왜 때문에 그래요?”라고 묻던 말투를 잊지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텐데요.
겨우 아홉 살 나이였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고 보듬어주는 아이였죠. 한 번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시무룩한 민국이에게 다가가서 자초지종을 묻더니 금세 친구의 처지와 심정을 이해하던 윤후. 그러고 나서 민국이를 위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양보까지 하더군요.
윤후 같은 아이를 공감 능력이 높은 아이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함께 느끼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자기 감정에 대한 이해력과 조절력이 높고, 학교에서도 비폭력적이고 적절한 행동을 추구하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잘 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고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공감 능력을 포함한 정서 지능 발달이 미래의 성공적인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아동의 공감 능력은 진실한 마음으로 교류하는 능력, 친밀하고 원만한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학습과 성취 등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바르고 따뜻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 공감 능력 우리 아이의 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양육법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자녀의 공감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첫걸음
가장 먼저, 공감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함께 느끼는 것’을 뜻하는데요. 우리 어른들조차 이를 마음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에서 나를 공감하고 알아봐 줄 대상을 찾습니다. 공감받으려는 욕구는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우정, 연애와 결혼, 사회적인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죠. 더 나아가 업무를 완수해내는 성취감,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명감, 자식을 길러내는 희생정신, 예술과 같은 미학적 산물의 생산 등으로 표현됩니다. 누군가에게 공감받고 싶은 갈망이 우리 삶의 에너지원이 되어
긍정적인 측면으로 승화되는 것이죠.
공감 욕구는 사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대상을 통해 충족됩니다. 그 첫 경험은 우리의 뇌리에 각인되고 공감 받아봐야 공감할 수 있다는 단순한 원리를 만들어내죠.
현재 우리가 가진 공감 능력은 부모님과 맺은 관계로부터 형성된 것입니다. 이제는 자녀와의 관계를 통해 그들의 공감 능력을 키워줘야 할 때! 이때, 우리가 부모로부터 습득한 공감 능력의 질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공감 능력에 대한 자각 없이, 자녀에게 자신의 경험을 대물림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죠.
그러므로 우리 자신의 공감 능력을 점검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즉, 스스로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는가를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스스로 감정을 원만하게 다루고 조절할 수 없으면서, 자녀와의 감정 소통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적인 문제 때문에 자녀에게 적절한 감정반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종종 겪습니다.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자녀들과 교류할 때 일어나는 스스로 감정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야 하죠.
‘우리 아이의 행동이나 말이 내가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할 만큼 대단한 일인가?’ ‘현 상황에 내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가?’ 처럼 항상 자신의 감정에 물음표를 던져보세요. 그리고 나의 감정을 조절하며 자신의 감정과 분리해야 합니다. 아이가 느끼는 지금 이 순간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때 비로소 공감이라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니까요.
자, 자신을 바라보고 어느 정도 점검이 끝났다면, 아래의 전략을 실천해 보기 바랍니다.
자녀의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양육방법
1. 무조건 꾸준하게! 단박에 완성되는 관계란 없어요.
자녀의 감정표현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고 꾸준하게 정서적인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와 아이가 느끼는 모든 것이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어요.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2. “그랬구나~”
무한도전에서 선보였던 “그랬구나!” 를 따라 해보세요. 물론 개그코드는 제외하고 말이죠. 자녀가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표현할 때 공감해주는 자세를 쉽게 가질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네가 기분이 많이 상했겠구나. 네 마음이 어땠을지 이해가 가.”
3. 다양한 정서를 느끼게 하기
자녀에게 다양한 정서를 감정 이입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연습이 되기 때문이죠.
“만약 네가 그 아이라면 어땠을 것 같니?”
“엄마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우리 닮은꼴이네?”
4. 적절한 모자람을 경험하게 하기
현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타인의 아픔과 어려움을 생각해 볼 계기가 됩니다.
공감은 책이나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없습니다. 유전이나 성별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아니라고 하네요. 공감은 어렸을 때부터 머리와 마음을 다해 배운 정서적 능력이니까요. 내 아이의 공감 능력은 머리와 마음, 나 자신과 자녀, 진심과 전략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행동에 옮길 때 비로소 나오는 삶의 지혜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모라는 역할을 처음 해봅니다. 그러니 우리의 양육은 서툴고 실수투성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와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단언컨대, 공감의 패턴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나와 내 아이 모두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