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탐사사업 2018년 성과와 향후 전망

석유회사에는 자사의 시장가치 향상과 생산량 확보,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석유 매장량 확보가 필수이다. 석유를 확보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탐사를 통해 찾아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석유회사들이 투자비를 줄일 때 가장 먼저 감축하는 비목은 탐사 지출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탐사사업보다는 안정적이고 현금 창출이 빠른 자산매입 등에 투자하거나 현금 보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014년 유가 하락 이후 전 세계 탐사 투자가 대폭 삭감된 후 2017년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석유기업들은 여전히 탐사에 신중한 입장이기는 하나, 2018년에는 메이저사와 국영석유사를 중심으로 탐사사업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된다. 본고에서는 2018년도 전 세계 탐사사업의 현황과 실적을 분석하고, 2019년도 탐사사업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2018년 전 세계 탐사사업 현황

2018년 탐사사업, 근래 최고 수익률·성공률 기록

2018년 전 세계 탐사사업 수익률은 13%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회사들이 지난 몇 년간 유망 탐사지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비용 절감에 성공한 결과이다. 자원 발견 비용(discovery cost)1)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최근 10년 평균 US$ 2.27/boe 수준에서 2017년에 US$ 1.74/boe, 2018년에는 US$ 1.44/boe까지 낮아졌다. 2018년 탐사 성공률은 35%로 2014년 이후 최고의 성공률을 기록했던 2017년(36%)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09~2018년 석유탐사 수익률2009~2018년 석유탐사 성공률

2018년 탐사 핫스팟 : 러시아·남아메리카·동지중해

최근 유망지역만 골라 진출하는 ‘Cherry-picking’ 현상이 강화되면서 탐사 성공은 남아메리카·동지중해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었다. 2018년 대형 발견에 성공한 주요 프로젝트는 러시아 North Obskoye 가스전(Novatek사, 천해 가스), 가이아나 Stabroek 광구(ExxonMobil사, 심해 석유), 키프로스 Calypso 가스전(Eni·Total사, 심해 가스) 등이다.

2018년 국가별 회수가능 발견자원량 순위 그래프

대형 발견에 성공한 선두 기업들은 주로 입지적 우위와 탐사 리스크 감수 여력을 갖춘 메이저사 또는 국영석유사가 대부분이었다. 작년에 신규로 발견한 회수 가능 자원량 중 상위 15위 기업의 몫은 77%로 2017년도 74%에서 소폭 상승했다. 반면, 독립계 회사들은 당장 현금이 발생하는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수익 회수 시점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탐사사업을 최소화하는 추세이다.

2018년 회사별 회수가능 발견자원량 순위

탐사 프로젝트 대형화 추세, 신규 발견자원량은 부진

2018년 탐사 발견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규모의 대형화가 두드러졌다. 1억 boe 이상 대형 발견이 전체 발견 자원량의 80%를 차지하며 평균 발견 자원량 규모는 5,800만 boe로 추정된다(Wood Mackenzie). 작년 발견 자원량 1위인 러시아 North Obskoye 가스전은 러시아에서 2012년 이후 발견된 단일 가스전으로는 최대 규모이고, 회수 가능 자원량이 11.3 Tcf에 이르며 총 원시부존량은 31.8 Tcf로 추정된다. ExxonMobil사는 2018년에 가이아나 Stabroek 광구에서만 5번 탐사 발견으로 회수 가능 자원량 20억 boe를 확보했으며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동 광구 탐사 발견을 모두 합치면 총 13건, 회수 가능 자원량은 55억 boe이다.

반면, 2018년에 탐사로 신규 발견한 전통 유·가스 회수 가능 자원량은 10년래 최저 수준인 105억 boe2)를 기록했다. 이 중 석유는 42억 배럴, 가스는 35 Tcf이다.

2. 2019년 전 세계 탐사사업 전망

양호한 탐사 및 재무 실적 바탕으로 탐사사업 완만한 회복 전망

2019년 탐사사업은 작년과 비슷하게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이 풍부한 메이저사 및 자원안보 강화 목적으로 탐사에 적극 나서는 CNOOC, Petronas 등 국영석유사들이 역대 최저 수준의 탐사비용이라는 이점을 기회 삼아 탐사 예산을 늘릴 전망이다3). 유가 변동이 위협요인이 될 수 있으나 주요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통해 손익분기 유가(Break Even Price)가 낮아져 배럴당 US$ 50 이하에서도 두 자릿수 탐사 수익률 창출이 가능하다고 Wood Mackenzie는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주요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탐사사업을 위한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 일시적 유가상승 및 비용 절감에 힘입어 최근 E&P 회사들은 기록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Rystad Energy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상장 E&P 회사들의 잉여현금흐름은 역대 최고 수준인 US$ 3,000억까지 급증했다. 올해도 유가상승, 지속적인 비용 감축 등으로 E&P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은 ‘블록버스터급 해’가 될 전망이다.
상류부문 상장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 추이 그래프

다만, 최근 석유회사들이 재무건전성 강화 및 배당, 자사주매입 등 주주이익 환원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이기 때문에 탐사 투자가 대폭 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사 Fitch Solutions는 최근 석유회사들의 탐사 의욕이 되살아나고 있으나 장기 산업 전망의 불확실성 및 주주환원 등으로 탐사사업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심해 프론티어 탐사 각광

2019년에도 가이아나·브라질·멕시코 등 남아메리카, 키프로스 등 동지중해 및 남아프리카, 노르웨이 바렌츠해가 탐사 핫스팟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특히 2014년 유가 하락기 이후 가장 타격을 입었던 심해 프론티어4) 탐사가 재개될 전망인데, 최근 초대형 Zohr 가스전(이집트), Calypso 가스전(키프로스) 등이 발견되었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동지중해 등 프론티어 심해 지역에서 Wildcat5) 탐사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2019년 가장 유망한 Wildcat 탐사정 20

2019년에도 탐사사업 회복세 이어갈 전망

2019년 전 세계 탐사사업은 2018년과 비슷하게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탐사 수익률 개선 및 대형 발견 성공은 석유회사들의 탐사 자신감을 높여줄 긍정적인 성과이다. 또한 주요 석유회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포트폴리오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어느 정도 성공했으며, 양호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향후 성장을 위한 탐사에 나설 여력을 갖춘 상태로 평가된다. 업계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긴축 투자 경향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메이저사와 국영석유사를 중심으로 탐사사업이 회복할 전망이다.

석유산업의 장기 지속 가능성은 탐사 투자와 그 성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확실한 투자환경 속에서 크게 위축된 탐사사업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신규 자원 발견이 부진한 상황에서 석유회사들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탐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참고

  • boe(Barrel of oil equivalent): 에너지 자원의 단위로, 1 배럴의 원유가 연소될 때 방출되는 에너지의 추정치
  • Tcf(Trillion Cubic Feet) : 석유와 가스 산업에서 사용하는 부피 측정단위로, 1Tcf는 약 1쿼드(quad)에 해당하는 천연가스
  • 1) 당해 연도 탐사지출액÷발견 매장량
  • 2) 이는 최초평가치이므로 향후 추가 공개·평가로 자원량이 증가할 수 있다. 2017년 자원량은 최초평가 120억 boe에서 현재 180억 boe로 증가했으며 2018년에도 비슷한 증가율을 적용하면 105억 boe에서 160억 boe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Wood Mackenzie).
  • 3) 중국 국영 CNOOC는 올해 탐사예산을 약 US$ 27억으로 발표(2018년 US$ 14억 추정)했으며, 이탈리아 메이저 Eni는 2019~22년에 탐사예산 약 US$ 39억(2017년 탐사지출 US$ 5.8억)을 투입해 연평균 40개 탐사시추 시행 계획
  • 4) 이전에 탐사활동이 없었던 지역이나 탐사활동이 저조해 자원이 발견되지 않은 지역
  • 5) 미확인·미탐사 지역에서 석유·가스 탐사를 위한 시추정

한국석유공사 개발동향팀 엄지희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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