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게 도로 위를 점유하고 있는 내연기관자동차의 운명은?’
‘내연기관자동차가 퇴출당한다면 시기는 언제쯤일까?’
‘내연기관자동차는 어떤 운송수단이 대체하게 될 것인가?’
굳이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궁금할 만한 질문들인데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글로벌 환경 이슈로 부각되면서 친환경 그린카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 사이 내연기관자동차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휘발유나 경유로 구동되는 내연기관자동차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때가 되면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을 입혔다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Maserati)가 내뿜는 내연기관 엔진 배기음은 아련한 추억 속 한 장면이 될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이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몰려 있는 독일까지 내연기관자동차의 판매 금지나 운행 축소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머지않은 시점에 내연기관자동차의 종말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이유입니다. 우리 정부도 환경부를 중심으로 환경친화적인 미래 대응 자동차 기술 개발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환경부 산하에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을 구축하고 다양한 환경 친화 기반 자동차 연구 개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지난해 2기가 출범됐습니다.
환경부 이영재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은 내연기관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인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성능 개선과 환경친화적 전력 생산이 전제돼야 한다고 진단합니다. 한동안은 내연기관을 전제로 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고 수소연료전지차는 경제성과 인프라 구축 등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합니다. 이영재 단장을 통해 내연기관자동차의 운명과 미래 그린카의 모습을 점쳐 봅니다.
◆ 이영재 환경부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은?
현재 환경부 산하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전북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계공학 석사, 일본 국립 토요하시기술과학대학에서 에너지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북대와 충남대 기계공학부 겸임 교수를 지냈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환경부 오토오일위원회 위원, 지식경제부 그린카 전략포럼 전문위원, 사단법인 바이오디젤연구협의회 회장, 한국DME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환경부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전기차 수요 감당할 안정적 발전 설비 구축이 관건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자동차의 종말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작사와 연료 공급사는 물론이고 자동차 소비자들도 상당한 관심을 두는 이슈인데 2040년경 내연기관자동차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내연기관자동차의 가장 유력한 대안은 전기자동차입니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려면 성능과 가격이 내연기관차에 필적할 만큼 크게 개선돼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발전 설비 용량 등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2040년경에 이러한 전력 수요를 충당할 만한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욱이 원자력이나 화석연료가 아닌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이를 커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전동화가 어려운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는 아직은 내연기관 외에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가 깨끗하려면 전기 생산도 청정해야
◆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시장을 주도하는 친환경 자동차가 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내연기관자동차는 연료 1회 주유로 800km 이상을 주행합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려면 내연기관자동차와 맞먹는 성능과 가격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지만 전기차의 가장 핵심인 배터리는 현재의 리튬이온전지로는 1회 충전 주행거리나 가격 측면에서 대폭적인 개선이 어렵고 새로운 배터리가 개발돼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온실가스 저감이나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전력 생산도 현재의 원자력, 석탄, 천연가스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둔 발전으로 전환돼야 진정한 의미의 무공해 전기차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소차, 가격 비싸고 충전 인프라 구축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
◆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그린카가 출시, 개발되고 있는데 미래의 그린카는 어떤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하지만 모든 자동차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내연기관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화가 많이 진행될 것이며 내연기관 대비 전기 모터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방향 다시 말하면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 plug in HEV)나 EREV(extended range EV,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자동차) 등으로 발전되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성능이 크게 개선이 되고 있지만 가격이 전기차에 비해서도 여전히 훨씬 비싸고 충전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둔 수소의 대량 생산이 뒷받침돼야 수소경제(Hydrogen Economy)로서의 의미가 있는데 현재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네요.
향후 수십 년 내연기관차 도로 점유할 것, 오염 감소 기술 개발 중
◆ 환경부 산하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사업단은 출범 2기를 맞고 있는데 현재 진행중인 내연기관자동차의 친환경 성능 강화와 관련한 연구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내연기관자동차가 사실상 도로를 점유하고 그 과정에서 유해배출가스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업단에서는 먼 미래가 아닌 단·중기적인 대기질 개선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제작차 기술과 운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 크게 문제시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한 엔진기술, 차기 기준 대응 이륜차 및 후처리기술, 트랙터 등 비도로 이동오염원의 차기 기준 대응 엔진 및 후처리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또한 또 다른 미세먼지 저감 수단으로 저마모∙저탄소 타이어기술, 운행차 PM∙NOx 저감을 위한 촉매, 담체, 후처리장치기술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지앤이타임즈의 창간 20주년 기획인터뷰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