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푸른 하늘 아래 따뜻한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요즘, 주말만 찾아오면 우리들 마음에 나들이 욕구가 샘솟는데요. 지난주에는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나들이객들로 고속도로 정체현상이 심했다고 합니다. 서울 외곽으로의 여행도 좋지만 가끔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서울 속 도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단짝 친구 혹은 연인과 따스한 가을날의 추억을 새기기 좋은 서울의 데이트 명소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예스러움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서촌
‘서촌’이라는 지명은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쪽에 있는 마을에서 유래됐는데요. 조선 시대 중인들이 모여살던 곳으로 이상, 윤동주 등 당대 최고의 문학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던 명소입니다.
서촌 거리를 찾아가는 길, 배고픔을 달래고자 통인시장을 거쳤는데요. 통인시장은 이미 많은 매체에서 소개된 영향으로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가 됐습니다. 전통시장의 푸근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도시락카페에서 교환한 엽전으로 시장의 다양한 반찬을 도시락통에 담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시장구경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서촌 거리 투어 시작! 서촌 거리는 한국 고유의 예스러움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고 있었는데요. 정갈한 한옥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북촌과 비교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련되고 깔끔한 신식 건물과 함께 어우러진 허름한 간판의 구식 가게들의 모습이 독특한 볼거리로 다가오죠. 가게의 통유리 너머로 자리한 아기자기한 잡화들과 조금은 낯선 골동품들의 구경하며 길을 걷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갑니다.
서촌 골목에 들어서면 반드시 들리는 곳! 바로 대오서점입니다. 대오서점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도 유명한데요. 63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죠. 지금은 책을 판매하지 않지만 헌책방과 작은 카페를 함께 운영하면서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옛 추억을 찾게 해주는 공간이 됐습니다.
2.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창덕궁
서촌 골목을 누비고 찾아간 창덕궁! 창덕궁은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이궁으로 나라에 큰 재난 등이 일어나 경복궁을 이용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지어진 궁궐입니다. 한국의 고즈넉함을 그대로 간직한 창덕궁 나들이 함께 떠나볼까요?
창덕궁 관람료는 대인 3,000원, 후원 관람료는 대인 5,000원. 후원 관람의 경우 문화재 보호 및 생태 보존 측면에서 관람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월별로 하루 최소 6회에서 최대 10회까지 관람이 실시되는데요. 회차 별 최대 관람인원은 100명으로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인터넷 예약 50명과 관람 당일 선착순 현장 구매 50명으로 진행된답니다. 후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다면 사전 예약은 필수겠죠?
고궁 나들이 시 한복을 입으면 입장료가 무료라는 사실 모두 알고 계셨나요? 고궁 방문시 한복 한 벌씩 대여해 입고 고궁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도 색다른 추억을 만드는 팁으로 추천!
궁에 입장해 관람 중 인정전을 등지고 찍은 우정컷 한 장! 고궁에서 따스한 가을 햇살과 마주하니 기분마저 좋아집니다. 인정전은 왕의 즉위식이나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을 맞이하는 등 나라의 공식행사가 열렸던 장소인데요. 연산군, 효종, 현종, 숙종, 영조, 순조, 철종, 고종 임금이 이곳에서 즉위했습니다.
이곳은 선정전. 왕이 신하들과 함께 일상 업무를 보던 공식적인 집무실인 편전입니다. 창덕궁에서 유일하게 청색 기와지붕으로 임금의 권위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담장을 넘어온 후원 나무들의 푸른 잎이 무성해 마음 속까지 청명해지면서 산 속 깊은 곳에 들어온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활 한복을 입고 창덕궁을 돌아다니니 마치 이 궁궐이 나의 집인 듯 새로운 추억 하나를 새겼습니다. 흔히 창덕궁을 자연과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궁이라 칭하는데요. 지금쯤이면 단풍이 붉게 물들어 고궁의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일 듯 합니다. 후원까지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가을 데이트 코스, 이화동 벽화마을로 이동!
3. 골목길 구석구석 숨겨진 벽화와 함께하는 이화동 벽화마을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코스는 이화동 벽화마을! 이화동 벽화마을은 혜화역을 지나 마로니에 공원을 거쳐 가거나 이화동 주민센터 사잇길로 오르는 코스가 있는데요. 1박2일에서 벽화마을이 소개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르막길을 헉헉거리며 올라 벽화마을 입구에 들어선 순간 연인, 친구, 해외 관광객까지 마을을 찾은 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벽화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도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그 풍경 하나하나 카메라에 찰칵찰칵!
이화동 벽화마을의 대표 벽화로 손꼽히는 물고기 계단! 파란 물 속을 헤엄쳐 다니는 비단 잉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린 시절 엄마 손 잡고 소풍 갔을 때 호수를 헤엄치는 잉어에게 밥을 던져주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그녀의 예뻤다>도 이화마을에서 아역 방송분을 촬영했다고 하죠? 조화이긴 했지만 벽화와 어우러진 장미꽃 담장도 꽤 인기가 많았답니다.
벽화마을의 꼭대기!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울 속 숨은 데이트 코스 투어를 마쳤는데요. 벽화마을을 둘러볼 때는 마을에 살고 계신 주민들을 생각해 조용히 둘러보는 센스! 모두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