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 비폭력 평화의 힘을 깨닫다
2019년은 일본 제국주의의 폭력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대한민국 온 국민이 3.1만세운동을 부른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된 운동은 일본의 제국주의라는 폭력을 3.1만세운동이라는 비폭력 평화로 맞받아친 사건이죠.
이에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부설 해맑음센터에서는 ‘폭력을 이기는 힘은 비폭력 평화’라는 사실을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3.1운동 이후 국내 독립운동이 어려워 해외로 항일 투쟁을 떠났던 독립투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갔습니다. 9박 10일간 이뤄진 중국 내 항일 유적지 대장정은 인천항에서 출발점을 찍었습니다.
학생들은 중국 단둥 압록강과 광개토대왕릉비, 장수왕릉에 이어 백두산 천지를 방문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 천지는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아름다운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백두산 천지는 중국의 동북공정 이후 한글로 된 현수막, 태극기 하나 흔들지 못하는 금단의 땅이 됐다는 안타까움이 학생들의 가슴을 짓눌렀습니다.학생들의 중국 항일 유적지의 첫 시작은 윤동주 시인의 고향, 용정 명동촌이었습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각자 준비해 온 윤동주 시인의 서체로 쓰여진 서시(序詩) 액자와 무궁화꽃 한송이를 시인의 생가에 고이 헌화하고 젊은 나이에 일본의 감옥에서 희생당한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묵념했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하얼빈 공원에 울려퍼지는 ‘함께 아리랑’
학생들은 다시 기차를 타고 하얼빈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3.1 만세 운동이 일어나기 10년 전, 우리 민족을 완벽히 지배하기 위해 갖은 계략을 세웠던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이 마중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는 자신을 희생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그의 흔적을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학생들이 방문한 곳은 안중근 의사가 구체적인 거사를 논의한 장소인 <하얼빈 공원 (현재 조린공원)>입니다. 이곳에는 안중근 의사가 서거하기 이틀 전에 푸른 풀이 뒤덮힌 조국의 산하를 그리워하며 쓰신 휘호인 “청초당”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비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이곳에 무궁화꽃을 헌화하고 “함께 아리랑”이라는 노래와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머뭇머뭇하던 학생들도 조금씩 용기를 내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습니다. 한 명 두 명 모인 사람들은 어느새 학생들을 둘러싼 큰 원이 되어 주었죠. 학생들이 부르는 아리랑 노래 소리는 하얼빈 공원 곳곳에 울려 퍼지면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3.1 만세 운동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진 상해 임시정부입니다. 3.1 만세 운동은 왕이 다스리는 국가 <대한제국>을 국민이 다스리는 국가 <대한민국>으로 변화시킨 역사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며 이역만리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한 독립투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참 끈질기게 노력하고 희생해 왔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번 9박 10일의 대장정을 함께 한 학생들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아이들입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학생들은 과거 일본 정부의 폭력적인 모습을 통해 학교폭력의 가해자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폭력은 기어코 또 다른 폭력을 낳습니다. 또한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언젠가 부메랑처럼 자기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폭력을 이기는 힘은 결국 비폭력 평화인 것입니다.
여행을 함께 한 학생들이 폭력을 이기는 진정한 힘에 대해 깨닫길 소망합니다. 또 학교폭력의 가해자들 역시 진심으로 반성과 사과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길 바랍니다. 이러한 과정과 깨달음을 통해 서로의 관계가 발전될 수 있음을 모든 학생들이 알고 변화되기를 희망합니다. 학생들 모두가 행복한 날이 올 때까지 GS칼텍스가 학생들 곁에서 희망의 에너지를 불어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