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GS칼텍스 폴리머기술개발팀의 연구 성과가 결실을 맺었습니다. 바로, 폴리머기술개발팀이 ‘자동차 내장부품용 소프트 터치감 향상 무도장 복합 소재’개발을 통해 2019년 27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날이기 때문이죠. Industrial Research의 약자인 IR, 1년 52주동안 매주 1개 제품을 시상하는 원칙을 가진 ‘IR52장영실상’은 신기술 제품 개발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수여하는 상입니다.
현대자동차㈜, ㈜서연이화와 합심하여 고민한 결과,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폴리머기술개발팀의 ‘자동차 내장부품용 소프트 터치감 향상 무도장 복합 소재’에 대해 함께 알아보시죠!
감성품질까지 만족시키다, GS칼텍스의 고강성 TPE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는 ‘감성품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격 경쟁력이나 뛰어난 성능뿐만 아니라 인간의 오감을 충족시키는 감성적인 측면도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죠. 따라서 플라스틱 내장재는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 표현을 위해 도장, 감싸기 등 후공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후공정은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인체나 환경에 유해한 VOC(Volatile Organic Compound, 휘발성 유기화학물, 이하 VOC)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후공정 없이 소재만으로 우수한 외관과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무도장 소재 개발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죠.
폴리머기술개발팀은 약 5년전, 무도장 소재에 개발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충격에 강하고 튼튼하지만 부드러운 터치감과 낮은 광택으로 고급스러움을 줄 수 있는 플라스틱 개발에 몰두했죠. 그 결과, ‘고강성 TPE’가 탄생했습니다. 고강성 TPE는 도장과정 없이 부드러운 터치감을 자랑하는 ‘자동차 내장부품용 소프트 터치감 향상 무도장 복합 소재’입니다.
작년 말부터 코드네임 ‘SQ’라고 불리는 중국 시장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의 *도어트림(도어트림 : 자동차 도어 안쪽 잠금장치, 스피커, 창문장치 등을 덮고 있는 부분)에 해당 소재가 적용 및 양산되고 있습니다.
가죽느낌이 나는 플라스틱(고강성TPE)을 GS칼텍스에서 개발한 이유
외유내강을 물성으로 가진 고강성 TPE
1) WHAT : 고강성 TPE란 무엇일까?
외유내강(外柔內剛),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자면 겉으로는 부드럽게 보이지만 안으로는 단단하고 강하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성품뿐만 아니라 물질의 물성 역시 상반되는 두 가지 성질을 동시에 지니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폴리머기술개발팀에서 개발한 고강성 TPE는 겉은 부드럽지만 속은 단단한 플라스틱입니다.
<용어설명>
① LFT(Long Fiber reinforced Thermoplastics : 장섬유 강화 열가소성 복합재)
PP(Polyprolylene)와 유리장섬유(Long Glass Fiber)를 이용해 개발된 PP, 기존 금속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복합 재료로 활용되고 있음
②TPE(Thermo-Plastic Elastomer : 열가소성 탄성체)
고무와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열가소성 플라스틱 복합 소재
2) HOW : 어떻게 고강성 TPE는 만들어지나?
흐름성이 다른 PP와 고무를 유리장섬유와 적절히 배합하여 만들어진 고강성 TPE는 특별한 가공조건을 설정하지 않고도 사출성형 과정에서 MI(Melt flow Index: 수지 흐름성) 차이로 인해 자동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수지와 고무, 유리장섬유의 환상적인 배합비율이 고강성 TPE의 핵심 기술이자 비밀 레시피입니다. 두 원료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소재 자체에서 저절로 배치되기 때문에 새로운 설비 증설이나 추가 가공 없이도 생산이 가능한 것이죠.
고강성 TPE의 특징
기존 소재들의 단점을 극복하여 무도장 상태에서도 광택이 낮고, 높은 내충격성, 냄새 저감특성을 지니는 고강성 TPE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시각 / 저광택, 스크래치에 우수
자동차 내장재가 빛을 반사하는 경우에는 운전자 주행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저광 질감 표현이 중요합니다. 또한, 탑승자의 손길에 의해 쉽게 손상되지 않는 스크래치 저항성을 갖고 있습니다.
촉각 / 표면 터치감 향상
고급스러운 가죽 질감을 가진 고강성 TPE는 운전자들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촉감을 선사합니다.
후각 / 불쾌한 냄새 개선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을 유발하는 VOC는 도장, 가죽 접착제 또는 프라이머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고강성 TPE는 가죽시트를 붙이거나 도장이 필요 없는 무도장 소재이므로 차량 내 불쾌한 냄새를 줄이고 유해물질 저감에도 기여했습니다.
수상자 2인의 소감 한마디
금번 과제는 기존처럼 대형 고객사 의뢰를 받아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소재 아이디어 제안부터 고객사와 다양한 부품 평가, 소재 개선 및 적용 가능한 부품 발굴 그리고 최종 판매까지 능동적으로 우리가 이뤄낸 사례입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소재 특성상 유리장섬유와 고무가 과량으로 함유되어 기존 금형(플라스틱 제품을 찍어내는 틀)은 부품 치수를 만족시키지 못해 대규모 투자비가 필요했습니다.
이 떄, 공동개발사인 현대자동차㈜ 및 ㈜서연이화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통해 과제 금형 제작 및 평가, 양산차종에 테스트가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죠. 이런 협업의 과정이 성공의 주요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또한, 7월 15일부로 복합수지국내영업팀장이 되었기에 당시 개발기간이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주신 서하규 팀장과 폴리머기술개발팀의 팀원들에게도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번 과제 성공을 계기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진 고객들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례가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고강성 TPE는 강성이 특징적인 LFT소재와 말랑말랑한 촉감이 우수한 TPE소재의 융합 기술입니다. 복합 소재의 미래는 분명 융합에서 나올 것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하여 5여 년간의 긴 시간을 견뎌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컨셉이자 독특한 복합 소재이기에 개발 단계마다 높은 벽을 마주했고 포기해야 할 순간도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SQ 차종을 시작으로 양산에 성공시키고 IR52장영실상까지 수상하여 그동안 노력이 멋진 추억으로 기억됩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과제를 어깨에 매고 성공까지 이끌어 준 강병욱 팀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플라스틱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진보하는 결과물 뒤에는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력하는 연구개발자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고 있는 숨은 주역들의 그 열정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