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시험이 다가오면 잠을 못 자고, 머리가 아파 공부에 집중을 못한다며 한 어머니가 찾아온 일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하는데, 시험만 보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죠.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이라는 큰 관문 앞에서 불안감을 느낍니다. 중학생이라면 처음 접하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겁을 먹기도 합니다. 더더욱 고등학생이라면 1~2점으로 등급이 바뀌고, 그것이 진학과 취업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긴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일같이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 평소에 하는 만큼만 해도 잘 해낼 수 있을 텐데, 시험때만 되면 불안에 떠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자녀가 이렇게 시험 불안을 호소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험 불안을 해소하는 3가지 전략
적절한 불안은 시험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경우 두통, 속쓰림, 빠른 심장박동 같은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나고, 집중력이 떨어져 시험을 오히려 망칩니다. 뇌가 시험문제를 푸는 것에 온전히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불안과 걱정이라는 부정적인 감정까지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뇌의 집중력이 떨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자녀의 시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부모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첫째, 부모부터 ‘성취’보다 ‘성품’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자녀의 시험불안을 해소하려면, 부모가 성적에 예민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은 부모가 ‘성취’보다 ‘성품’이 중요하다는 가치관을 가졌을 때 가능합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서 성취보다 성품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는 정말 많습니다. 한 예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Lewis Madison Terman) 박사의 연구가 있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초·중등학교 학생 중에서 IQ135 이상의 영재들만 1,521명을 추려내 평생을 추적했습니다.”영재들은 각계의 최고 엘리트가 되어 성공적인 인생을 누리고 높은 직위를 갖게 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운 상태였지요. 3대에 걸친 일생을 꿰뚫는 연구를 수행하며 학업·결혼·직장생활 등을 낱낱이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영재로 판명된 아이들의 성장은 가설과는 다른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자라서 최고의 엘리트가 되기는커녕 아주 평범한 직업인이 된 것입니다. 터먼은 자신의 가설을 뒤집어 이렇게 결론지었습니다.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성품과 기회포착능력이 좌우한다.
물론, 이런 연구결과를 보고 공부보다 성품이 더 중요하다고 바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학업을 통해 쌓은 지식이 살아가는 데 더 편하게 해준다는 것도 일정 부분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나만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가치 있는 능력은 오로지 아이의 ‘성품’에서 나옵니다. 이런 믿음이 있는 부모여야 우리 아이들에게 성취보다 ‘성품’이 중요하다고 꾸준히 말해 줄 수 있고, 그런 대화가 자녀의 시험 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 자녀의 성실함을 칭찬한다
시험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험 전후로,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 방법으로 자녀의 성실성을 칭찬해 주는 ‘성품대화’를 건네면 좋습니다.
아빠는 네가 공부하느라고 그동한 얼마나 인내했는지 안단다.
네가 인내하며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아빠는 기뻐.
인내란 ‘좋은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불평 없이 참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노력한 것 자체를, 그리고 아이의 인내의 과정을 인정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녀가 시험 전에 약속했던 학습 규칙을 잘 지키고 공부량을 채웠다면,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만큼은 내 노력을 알고 계시구나’ 하고 안심하며 시험이 주는 거대한 공포감에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시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입니다. 평소에 ‘긍정의 3단계’를 연습해서 시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긍정의 3단계
- 1단계 ‘멈추기’ : 부정적인 사건이 닥칠 때, 절망하기 전에 생각을 멈추는 훈련입니다.
- 2단계 ‘생각해 보기’ : 자신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 3단계 ‘선택하기’ : 그 중 가장 긍정적인 생각, 감정, 행동을 구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3단계를 활용하면 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다음과 같이 긍정적인 생각, 감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사고 | “이번에도 실수하면 어쩌지? 이번 시험도 망치면 난 끝이야!” |
1단계 ‘멈추기’ | 부정적인 생각을 일단 멈춥니다. |
2단계 ‘생각해 보기’ | “누구나 시험 불안을 느낄 수 있어. 나만 그런 건 아니야. 그리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나에게 또 기회는 있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
3단계 ‘선택하기’ | “나만 시험 불안을 느끼는 건 아냐. 나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
시험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아이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은 부모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이들을 좋은 성품으로 다독여 줄수록, 아이들은 불안을 이겨낼 자신만의 힘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저자 : 이영숙 박사
· ㈔한국성품협회 대표
· 좋은나무성품학교 성품교육 개발
· 건양대 대학원 교수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이 제공한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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