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장기자랑 준비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습니다.
평소에 발표할 때도 긴장하구요. 이게 바로 무대공포증이라는 건가요?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부모님들의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가 발표를 너무 어려워한다’는 걱정어린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아이가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계속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속상하기도 하고, 열심히 준비한 것을 다 까먹은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답답하거나 때론 화가 나기도 하지요.
이제는 그동안 혼자 고민했던 마음 속 질문을 꺼내보세요. 아이의 무대공포증과 발표불안을 제대로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상담을 하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Q : 제 아이가 정말로 무대공포증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 무대공포증을 가진 아이들은 불안감이 몸으로 나타나거나, 부모에게 의존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들이 느끼는 긴장과 불안감이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몸을 떨거나, 목소리가 파르르 흔들리거나, 식은땀을 흘리며 심박 수가 빨라지거나, 두통∙메스꺼움∙복통을 호소하는 것이죠.
특히 어린 아동들의 경우에는 엄마와 같은 안전한 대상에게 매달리는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고, 울거나 경직되어서 말도 못하는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답니다.
Q : 누구는 병원까지 갔다는데… 아이의 증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 긴장이 지나쳐서 준비했던 발표나 공연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발표불안과 무대공포증은 사회불안장애의 하나입니다. ‘나에게 당혹감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사회적 활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두려워하며 무작정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피할 수 없을 땐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심리적 질환’이라고 할 수 있죠.
때문에 아이가 발표나 공연 상황에서 아래와 같은 과도한 불안증상을 보인다면, 전문가를 찾으셔서 진단을 받는 것이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 아이가 발표 상황에 대해 지속적이고 현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경우
- 그 두려움이 비정상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긴장감이 줄어들지 않고, 신체화 증상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
- 두려움이 너무 심해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경우
때로는 약을 처방받아야하나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발표나 공연 직전에 약을 먹으면 불안감을 완화시켜 차분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근본적인 회복이 아니라, 불안증상의 제거를 위한 임시적인 방법입니다. 때로는 약에 의존하게 되어서 약이 없으면 오히려 더 불안해 질 수 있습니다.
무대공포증의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심리치료를 통해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과 적응력을 키워야 합니다.
Q : 무대공포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가정이나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A : 무대공포증이 있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할 거야’라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불안해합니다.
기질적 성향이 내향적이고 예민∙소극적인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대공포증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외향적인 아이라 할지라도, 불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무대공포증과 같은 불안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경적인 원인 역시 중요합니다. 어렸을 때 중요한 인물에게서 창피와 비판을 당한 경험이 있다면, 특정한 사회적 활동 상황과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연결되고 내면화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날 비웃고 비판할 거야’라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공포심이 생기기도 하죠.
혹은 부모님들이 자주 싸우거나 사망∙이혼 등으로 불안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옮겨가면서 ‘세상은 무섭고 위험한 곳이야’라는 인식이 만들어져 무대공포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Q : 무대공포증을 개선하기 위해 엄마아빠가 도와줄 방법이 있을까요?
A : 가정에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참고해서 오늘부터 시도해 보세요.
1)아이와 함께 발표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기
무대 공포증 극복에 가장 좋은 것은 꾸준한 연습과 노출 경험입니다. 덜 부담스러운 단계부터 시작해서 점차 넓혀 나가는 단계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가장 편안한 대상, 예를 들어 키우는 강아지∙동생∙엄마아빠 앞에서 발표 연습을 시작해 보세요.
처음 앞에 나서면 앞의 사람의 얼굴을 보는 걸 무척 힘들어할 겁니다. 그럴 때 아이에게 가장 편한 사람을 가운데에 앉게 해서 바라보게 하거나, 중앙의 한 사람을 선택해서 그 사람의 ‘코’를 보고 연습하게 해보세요. 그 다음에는 양 가장자리에 앉은 사람의 코와 중앙에 앉은 사람의 코를 천천히 번갈아 보면서 말하기를 연습하면 도움이 됩니다.
2)’실수해도 괜찮다’는 경험을 만들어 주기
부모님이 억압적인 행동을 한다면, 아이가 위축되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게 됩니다. 아이가 실수 했을 때 꼬집어 내기보다는 ‘실수해도 괜찮아! 실수해도 아무런 일 없어~’라는 태도를 보여주세요. 실수는 좋은 경험이고, 실패가 아니라는 경험을 가지게 하는 것은 무대공포증과 발표불안을 줄이는 중요한 열쇠랍니다.
무대 공포증은 남보다 여린 감수성과, 완벽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모자라거나 질책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완성과 성공에 대한 열망이 남다를 수도 있으니, 긍정적인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게 지지해 주세요. 아이들의 가장 큰 지지자는 부모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 특히 말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충분히 지지해주면 아이들은 두려움의 벽을 깨고 한층 자신감을 가지게 될 거에요.
3)아이의 기질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만들기
만일 아이가 내향적인 아이라면,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고 적응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아이라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자신의 기질을 인정받으면, 아이는 그 기질적 성향의 강점을 발휘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답니다.
반면, 타고난 기질을 거부당하고 왜곡하게 된 아이는 세상의 방식에 자신을 맞추려고 끊임없이 애를 쓰고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내 기질은 나쁜 기질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자신을 부정하게 된는 것이죠.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줄 때 비로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자신감 향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의 자존감입니다. 아이가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지나치게 좌지우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하고, 잘못한 일에 대해 위로하고 용서할 수 있도록 부모님의 사랑을 표현해 주세요.
본 포스팅은 이향숙 소장님이 제공한 ‘아동∙청소년 심리상담’ 관련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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