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용선팀 신입의 무한도전! 유조선 승선 체험기 3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29일이 찾아 왔습니다.
29일은 G. Glory호가 대산 KNOC 원유 부두에 접안하여 하역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접안을 위해 도선사 두 명이 승선하였고 G. Glory호는 부두로 향했다. 부두로 가는 길에 현대 Oilbank SBM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동에서 선적 해오는 원유의 경우 다수가 SBM 혹은 SPM에서 선적이 되는데 이번 기회에 운이 좋게도 SBM을 직접 목격 할 수가 있었습니다.
SBM의 구조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물 위 buoy에 배 선수를 잡아주는 줄과 cargo hose가 길게 떠있는 구조였지요.
여하튼 SBM에서 하역 완료 후 이안되는 VLCC (우리 회사의 장기 용선 중이 배 New Creation 과 자매 배이다. AMCL 소속)를 보다 보니 마침내 KNOC 원유부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보고 싶었던 부두였습니다. 저와 육지를 다시금 연결 시켜줄 수 있는, 문명으로 통하는 통로였으니까요.
원유부두에 가까이 다가가자 총 5대의 tug boat가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 G. Glory호의 접안 작업을 assist 합니다.
도선사가 bridge에서 무전기로 각 tug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여수에서는 tug에서 도선사의 지시사항에 응하는 사람의 복병복창으로 수신 확인을 하는 반면에 대산에서는 tug boat의 horn을 울리는 것으로 지시 사항 수신 확인을 한 점이 특이했습니다. 다섯 대의 터그가 빵빵거리는 소리는 얼핏 들으면 소음 공해이지만 그 당시 본인의 기분으로는 그 어떤 감성 발라드 보다 아름답게 들려왔습니다.
접안이 끝나고 G. Glory호는 다시금 하역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승선 중 마지막 밤이 오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밤, 그 동안 정들었던 선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추억도 많이 남길 수 있었고 많은 분들과 정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전 육지로 돌아가나 정들었던 선원들과 육지에서 꼭 보자는 약속을 서로 주고 받았습니다. (실제로 배에서 만난 1등 항해사, 2등 기관사, 그리고 3등 항해사와 3월 12일 서울 역삼동 부근에서 만나 회포를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하선 준비를 마치고 bridge로 향했습니다. 저와 육지를 연결 시켜줄 유일한 통로라 여겨졌던 KNOC 원유부두는 저의 기대를 배신하였고 국가 기간 시설이라는 이유로 이방인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하선은 통선을 타고 이루어졌습니다.
Gangway를 타고 통선으로의 승선을 마치니 G. Glory호의 육중한 선체를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 선체 하단에는 이끼가 많이 붙어 있었는데 이끼는 저항력을 증가시켜 배의 속도저하 그리고 엔진의 과부하도 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가 정박 중일 때 전문 다이버들이 선체에 붙은 이끼 제거 작업을 수행합니다.
통선을 타고 약 30분 거리에 있는 조그마한 항구에서 하선을 하였습니다. 하선을 하고 agent에서 제공한 차편을 통해 서산 시내로 향했습니다. 서산으로 향하기 전 세관에서 검사 및 조사를 받았습니다. 공항에서 받던 조사와는 조금 다르게 훨씬 더 casual한 분위기에서 검사가 이뤄졌습니다. 아무것도 걸릴게 없었던 전 세관 검사를 마치고 서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3.1절 특사로 풀려나게 되었지요.
짧을 줄 알았던 유조선 승선 체험은 이런 저런 변수로 인해 무려 9일로 늘어나게 되었고, 저는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업무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경험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번 승선 체험을 계기로 용선팀의 히어로가 될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