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축구팀과의 A매치, GS칼텍스-GS에너지 축구팀 국가대표 되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해서 프로선수가 되고, 국가대표가 되는 선수들은 기분이 어떨까요? 축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 기분을 알 수 없는데요. 나라를 대표하는 CEO분들도 국가 안팎으로 선전하고 계시지만,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기분은 모르겠죠.
여기서 ‘제가 한 번 느껴보겠습니다.’라고 하면 주위에서 반응이 어떨까요? 꿈 같은 얘기라구요? 믿기지 않는다구요? 국가대표가 잠시나마 되었던 사연을 들려드릴게요~ C-:
전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회사 안에서 축구팀 활동을 병행하고 있죠. 주말에 다른 조기축구회 팀과 시합하는 게 일반적인 제 취미 활동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기껏 좀 중요한 대회라고 해봤자, 고등학교 때 반 대항 시합, 군대 시절 단 체육대회, GS그룹사 축구대회 이 정도로 손에 꼽기도 부끄러울 정도이지요. 그래도 나름 사명감과 설레임을 가득안고 축구를 즐기는 열혈청년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일하는 도중 말도 안되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뭐라고요? A매치요?” 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소속해 있는 GS칼텍스-GS에너지 축구팀과 ADNOC의 A매치가 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ADNOC은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런 큰 회사의 축구팀이 일로 한국을 오는데 친선 축구대회를 갖자고 제의가 온 것이었어요.
그 날 이후로, 축구팀원들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죠. 부랴부랴 유니폼 백넘버 정리부터 그 날을 위한 컨디션 조절, 선수들 선발 및 포메이션 정리부터 일사분란하게 각자의 역할을 하며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매일같이 들떠서 선수들은 회사 메신져를 통한 축구 얘기가 끊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드디어 A매치가 열리는 당일! 회사에서 공식적인 일정으로 축구팀 멤버들은 업무를 조율해서 목동 주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침에 모여 버스를 함께 타고 가서, 선수 락카룸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분이겠구나~ 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기다려주는 팬들도 없었고, 락카룸 분위기 조차 썰렁했지만, 우리에겐 더할 나위 없는 낙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날따라 한참 맑다가 비가 내리치는 날씨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축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비 따위는 오히려 우리에게 추억을 선사해줄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비와 당당히 마주하였습니다. 몸을 풀고 있는데 우리 직원들이 나와서 응원을 해주더라구요. 본부석에는 음료와 다과도 충분히 세팅되어 있었고, 난로까지 있어서 한 껏 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몸을 푸는 것도 잠시, UAE를 대표하는 ADNOC 선수들이 함께 몸을 풀러 입장한 것입니다. 그들은 이런 A매치 경험이 많은 듯 보였고, 살짝 우리 팀원들은 주춤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외모에 아마 위압감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키도 큰 외국 선수들을 항상 보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요즘 선수들을 보면, 이제는 즐기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우리나라도 많이 성장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도 그에 맞춰 지지 않으려고 더 멋있는 척!? 잘하는 척?! 을 하며 몸을 마저 풀었습니다.
일렬로 서서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주장끼리는 Flag도 교환하고 기념품도 교환하고! 친선경기다 보니, 교차로 서서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마무리로 경기가 임박해졌죠.
휘슬이 울렸어요. 저는 전반 주전 멤버였죠(흐흐 ^^, 참고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답니다. 현대축구에서의 중앙 미드필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ㅎㅎㅎ 뭐 사실 죽어라 뛰는 자리죠~ 아마추어에게는!!)
그렇게 시작된 A매치는 처음엔 긴장감이 돌았어요. 소위 말해서 서로 ‘간!!’을 본거죠. 서로의 실력을 모르니까요. 우린 사전에 들은 바로는 UAE의 ADNOC 선수(사실 직원들이죠 ㅋㅋㅋ)들은 굉장히 잘한다라는 얘기가 돌았었고, 우리는 자주 모일 수 없는 구조라 연습이 부족해서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걱정도 잠시, 전반의 성향은 타이트한 압박을 통해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는 분위기였어요.
여러 차례 위기와 기회를 반복한 결과, 다행히(?) 0:0으로 전반전이 마무리가 되었고, 하프타임에는 V걸즈(FC서울의 공식 치어리더 들이죠?~ㅎㅎ)분들이 비바람에도 꿋꿋이 열띤 응원을 해주셨죠. 뭐 UAE분들은 이미 경기는 뒷전(?) 이었어요 ㅎㅎㅎ 아름다운 여성분들을 보면 한국이건, UAE이건 남자들은 다 똑 같은 것 같아요~^^
그렇게 아주~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을 본 뒤에! 바로 후반전이 시작되었죠. 저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위해 교체를 당했답니다. ㅠ A매치라 그런지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상당히 아쉬웠죠. 하지만 감독님의 말대로!! ㅎㅎ
후반전을 시작하자마자 휘슬이 울렸어요. 골이 들어간 거에요~ GS칼텍스-GS에너지의 선제골!!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골을 더 넣어서 2:0으로 됐어요. 친선경기인데도 불구하고 UAE의 ADNOC 선수들은 거칠어졌어요.
이게 A매치의 자존심 싸움이었던 거죠!! 그라운드의 모든 선수들은 어느새 애국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말로만 A매치가 아니라 진짜 A매치였던 거죠. V걸즈의 격려 응원과 더불어 ADNOC선수들은 한 골을 만회했고, 최종 결과는 2:1로 GS의 승리로 돌아갔답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과 관계자 분들이 다같이 점심을 먹으며 서로의 회사와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어요. 그 사이에 다르지만 같은 업종에 있는 동지로서 공감대도 많이 생겼고, 앞으로 직접적인 일을 같이 하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회사차원에서 멋진 파트너쉽을 기대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공식적인 파트너쉽의 자리도 있겠지만, 이렇게 회사의 동아리가 서로 만나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참 신선했고, 오히려 더 강한 교감을 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화 중에 ADNOC분들이 우리를 아부다비에 초청하고 싶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현실로 이루어졌으면 참 좋겠어요. 축구를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달고 있었지만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정말 꾸준한 취미활동에 대한 큰 보상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 GS칼텍스-GS에너지!! 그리고 아부다비의 ADNOC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축구대회도 지속적으로 했으면 좋겠네요 ㅎㅎ) I am your ener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