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스토리텔링 ]
여러분의 목표는, 안녕하십니까?
다이어트, 금연, 운동, 저축.
누구나 한 번쯤 세워봤을 ‘새해 계획’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계획들은 매년 ‘반복’됩니다. 그만큼 이뤄내기 어렵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어떤 이들은 성공해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습니다. 몇 달 사이 몰라보게 달라진 몸매로 나타나는 사람들, 십 수년 함께 했던 담배를 끊고 건강해진 사람들, 이들의 성공 비결은 뭘까요? 의지가 강해서? 성격이 독해서?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비밀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할까요?
첫 번째 원칙, 심리적 대조 –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함께 그려라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목표를 이루고 난 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중요한 얘기입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힘든 과정을 거친 뒤에 나에게 돌아올 ‘달콤한 열매’가 없다면, 현재의 노력은 단순한 고생일 뿐이니까요.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입고 싶었던 예쁜 옷을 입고 거리를 걷는 모습, 차곡차곡 돈을 모아 원하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상상, 이런 ‘설레는 끝 그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상상’만’ 한 것임에도 현실에서 실제 이뤄졌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이를 심리학에선 ‘긍정의 덫’이라 말합니다. 이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과 함께 그 꿈을 이루는 걸 가로막는 장애물도 함께 떠올려야 합니다. 이를 뉴욕대학교의 동기심리학자인 가브리엘 외팅겐 교수는 ‘심리적 대조(Mental Contrasting)’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목표 달성 후의 긍정적인 모습과 함께 그 꿈을 방해하는 현실과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자세는 조직에서도 꼭 필요합니다. 특히 리더에게는 더더욱. 예를 들어 보죠.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을 앞두고, 구성원들이 ‘잘 될 거다’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되면 매출성장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되는지, 회사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등. 이런 ‘자기암시’ 과정에서 리더는 이미 프로젝트 성공의 ‘단 맛’을 다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듣는 구성원들은 어떨까요? 수행의 주체인 이들은 긍정적인 미래의 모습보다 현실적 장애물들이 먼저 떠오를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껏 들떠있는 리더 앞에서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생길 걸로 예상되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혹은 실제 일을 진행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정확하게 보고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특히 리더에겐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갖는 ‘심리적 대조’가 중요합니다. 목표를 이뤘을 때의 모습과 함께 실제 닥칠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구성원들과 해결책을 찾아가려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두 번째 원칙, 골디락스 –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목표를 잡아라
어릴 때 이런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꿈은 크게 가져!’ 맞는 얘기입니다. 꿈 꾼다고 돈 드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다 보니 수많은 아이들의 꿈이 ‘대통령’인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이게 비즈니스 상황이 되면 큰 문제가 됩니다.
1990년대 초, 미국의 시어스 (Sears)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브래넌 회장이 매출 이익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 개개인에게 ‘큰 목표’를 부여했습니다. 그 중 자동차 수리 담당 직원에게는 시간당 $147 이상의 매출을 올리도록 지시를 했죠. 하지만 이 수치는 근무 시간 내의 정상적인 업무로는 도저히 달성하기 힘든 수치였습니다. 자, 그럼 이 목표를 받은 직원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요? 이때부터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목표달성만이 중요합니다. 결국 방법은 ‘고객에 대한 수리비 과다청구’였습니다. 특히 자동차를 잘 모르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그러다 과도한 금액에 의문을 품은 한 여성 고객의 항의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결국 해당 법원의 조사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소송이 이어진 끝에 시어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세울 때는 역량과 난이도,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역량 수준에 맞는 난이도의 목표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역량에 비해 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고등학생에게 구구단을 외우라고 하는 식이죠. 반대로 역량에 비해 너무 과도한 난이도의 목표를 주면 ‘포기’합니다. 혹은 앞의 사례처럼 ‘비도덕적’인 행동이 나타납니다. 역량과 난이도가 ‘적당히’ 조화를 이룬 업무를 미래학자인 대니얼 핑크는 ‘*골디락스(Goldilocks)’ 업무라 했습니다. 자신이 할 일이 골디락스 존에 있을 때 사람들은 일에 몰입하게 되고, 업무능력이 극대화된다는 것이죠. 결국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골디락스 존에 있는가를 체크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누구나 ‘큰 성공’을 꿈꿉니다. 하지만 서두른다고 전부 이뤄지진 않습니다. 내 수준에 맞는 목표를 찾는 것, 그래서 어쩌면 ‘하찮아 보이는 작은 성공’일 수 있지만, 이런 성공경험들이 쌓여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짤막상식 Tip!
골디락스란,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 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 본래는 골드(gold)와 락(lock, 머리카락)을 합친 말로 ‘금발머리’를 뜻한다. 동화에서 골디락스는 곰이 끓인 세 가지의 수프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적당한 것) 중에서 적당한 것을 먹고 기뻐하는데, 이것을 경제상태에 비유하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는 호황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세 번째 원칙, 구체화 – ERRC Frame 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하라
아무리 그럴 듯한 꿈이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한, 매출 실적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새로운 걸 하지?’라는 고민을 합니다. 필요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어떤 경우엔 새로운 걸 하기 보다 현재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 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는 툴이 있습니다. 바로 ERRC툴입니다. 블루오션 전략에서 제시된 분석 툴인데, 개인의 목표 달성에도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항목은 간단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들을 제거(Eliminate)할 것, 감소(Reduce)시킬 것, 증가(Raise)시킬 것, 창조(Create)할 것으로 잘게 쪼개는 것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 보죠. 두 달 안에 5킬로그램을 줄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무조건 ‘다이어트’만 외친다고 살이 빠지진 않죠. ERRC로 목표를 쪼개 보겠습니다. 먼저, 다이어트를 위해 없애야(Eliminate)할 일은? 야식 먹지 않기, 간식 먹지 않기입니다. 다음, 줄여야(Reduce)할 일은? 밥 반 공기 덜어내기, 저녁 술자리 월 2회로 줄이기 등이 될 수 있겠죠. 세 번째로 좀 더 늘여야(Raise)할 일은? 지금보다 하루 20분 더 걷기, 하루 2리터 물 마시기. 마지막으로 새롭게 시작해야(Create)할 일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 이용하기, 주말에 등산하기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에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먼저 E, 나의 업무 목표 달성을 돕기는커녕 ‘방해’하는 일은 없는지 찾아 봐야 합니다. 인터넷 서핑과 같은 게 대표적일 수 있죠.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불필요한 일들을 걸러 내는 게 필요합니다. 다음 R, 쓸데 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건 뭘까요? 불필요한 업무 보고서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건 아닌지, 혹은 매뉴얼화해서 줄일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두 번째 R, 목표 달성을 위해 지금도 하고 있지만 좀 더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십시오. 업무성과 향상을 위해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학습활동’이 여기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C, 아직 하고 있진 않지만, 더 나은 성과달성을 위해 새롭게 추진해야 할 업무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수사원의 업무 노하우를 따라 해 보는 것 등이 해당될 수 있겠죠.
‘잘 하자!’는 건 계획이 아닙니다. ‘꼭 해 보자!’라는 다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뭘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구체적인 것들만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진짜 계획’입니다.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 보이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물건 맞추기’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출연자들은 상자 안에 손을 넣는 것 자체를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물건에 살짝 손이 닿는 순간 자지러지게 놀랍니다. 왜 그럴까요?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귀여운 곰인형을 만지고도 깜짝 놀라는 거죠. 어쩌면 미래에 대한 목표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목표를 세우는 것도, 그것을 향해 가는 것에도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 아닐까요? 시작은 항상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작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조직의 성장을 위해 어떤 목표를 세우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목표는,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