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의 1인 미디어 ]
무조건 작년보다
재미있는 휴가를 꿈꾸는 그대에게
리프레쉬 휴가를 앞뒀는데, 휴가를 준비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느낌적인 느낌! 올해도 겪고 있진 않나요?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많은 도시. 휴가는 짧은데 여러 마리 토끼는 잡고 싶은 당신! 자, 이제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요. 저렴하며, 맛있고, 분위기 좋고, 현지인 친절하고, 편리하며, 럭셔리하며, 무엇보다 이 모든 걸 갖추고 내 맘에 쏙 들 도시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럴 땐 꽂히는 한 포인트라도 잘 건져서 성공하면 그걸로 리프레쉬 완료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진정한 리프레쉬를 위한 여행지 추천 1탄! 아무래도 국내여행지보다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외국 여행지를 먼저 살펴보시죠^^
아이들과 함께 가도 “집에 언제 가?” 소리 듣지 않을 휴양지 : 일본 오키나와
휴양지는 가고 싶은데 생소한 음식에 아이들 입맛이 맞을지도 걱정이고, 몇몇 휴양지의 흥정 경쟁도 지겹고 옵션쇼핑은 더 지겹습니다. 무엇보다 바다를 보고 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금새 “엄마, 아빠 집에 언제 가?” 소리 들을 생각에 뭔가 더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거기다 렌트카까지 잘 되어있다면 금상첨화. 그렇다면 정답은? 오키나와입니다.
게다가 순한 현지인 운전습관 덕에 방향 다른 운전대도 두렵지 않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휴양지로는 흔치 않게 유적지도 많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츄라우미 수족관과 흑등고래, 유리공예 체험 등 할 일이 가득합니다. 게다가 최근 오픈한 대형 쇼핑몰 이온몰 라이카무점이 지름신마저 소환하니, 가족 누구 하나 삐질 일 없이 즐겁게 다녀올 수 있겠죠?
맛있는 맥주와 음악에 빠져 사는 아일랜드 아재 체험 : 아일랜드 더블린
퇴근 후 소심하게 편의점에서 4개 만원에 구입해 한 캔 마시고 아쉽게 잠드는 기네스 맥주. 아일랜드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두가 입을 모아 “그건 기네스가 아니야!”를 외칩니다. 인구 백만의 작은 도시지만 펍은 천 개! 아침 10시부터 본고장 기네스를 즐길 수 있는 자타공인 맥주덕후의 도시, 더블린입니다.
U2, 웨스트라이프 등으로 대표되는 음악의 도시이기도 하죠. 더블린이 무대가 된 음악영화 <싱 스트리트>, <원스>의 팬이라면 영화를 꼭 다시 보고 떠나세요. 워낙 작은 수도라 금방 어디가 어디인지 걸으면서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펍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건배를 하고 길거리 버스커의 음악을 느긋하게 즐기기 지루해질 때쯤, 페리를 타면 훌쩍 영국 웨일즈로 다녀올 수도 있죠.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 태국 방콕
맨날 누워있고 싶은데 여행가서 그러자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 적 없나요? 그렇다면 1일 1마사지가 필수이자 의무인 천사의 도시, 방콕으로 떠나보세요. 우리 나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시원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답니다. 방콕 시내에도 비싼 스파가 많지만, 길을 걷다가 필 꽂히는 곳에 들어가서 나이 지긋하시고 손 매운 마사지사가 있는 소규모 마사지샵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여행자의 도시 카오산로드에 가게 된다면, 느긋하게 일어나서 길거리 팟타이를 먹으면서 쇼핑을 즐기다 땡모반 쥬스를 손에 든 채 그대로 노천에서 발마사지를 받아보세요. ‘진심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어집니다. 저녁이 되면 근사한 루프탑 바에서 칵테일 한 잔 시켜놓고 또 아무것도 안 하며 야경을 즐겨야 하니, 조리나 샌들이 아닌 근사한 신발도 캐리어에 챙기시고요. 이 모든 게 서울에선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가능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데 좀 더 폼 나게, 럭셔리하게, 효율적으로, 즐겁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도시, 방콕입니다.
다양해서 모두가 행복한 도시, 여행계의 사기 캐릭터 :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대한 도시, 쇼핑의 천국, 전세계에서 온 맛집, 다양한 사람들. 심지어 바다까지 있는 희대의 사기 캐릭터 같은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말은 ‘다양성’인데요, 뭘 입든, 피부색이 어떻든, 심지어 어떤 성정체성을 갖고 있든 모두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즐겁게 맞이합니다.
언덕 많은 도시를 오가는 트램과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유니언스퀘어는 필수 코스고, 동화 같은 집이 즐비한 알라모스퀘어나 동성애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카스트로도 걸어보세요. 가끔은 이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리프레싱이 된답니다. 1년 내내 똑같았던 일상, 남과 비슷해지느라 나를 몰아세웠던 나날이 주던 스트레스가 제대로 날아갑니다. 있는 그대로 재미있게 사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남은 하반기를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해오세요!
축제성애자를 위한 해리포터의 도시 : 영국 에든버러
나는 유럽이 좋다. 공연도 좋아한다. 그런데 흔한 건 싫고, 또 너무 소도시는 불안하다면?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가면 됩니다. 에든버러 역 중심으로 난 거리를 걸으면, 오른쪽은 완전한 신시가, 왼쪽은 실제 해리포터의 모태로도 유명한 에든버러 성과 구시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 타임슬립을 하는 기분이죠.
전세계에서 온 공연자들이 호객을 위해 거리에서 펼치는 퍼포먼스만 보더라도 하루가 금방 갑니다. 유료 공연도 많지만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도 절대 밀리지 않으니 책자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열심히 관람해보세요. 같은 기간에 전세계 군악대가 모여서 벌이는 초대형 퍼포먼스, 밀리터리 타투도 에딘버러 성에서 진행되는데 이게 또 장관입니다. 이 시즌에 에든버러에 가신다면 발보다 눈이 더 바빠질 겁니다. 7월이나 9월에 가더라도 걱정 없습니다. 프린지 페스티벌 전야제 및 뒤풀이처럼 여기저기서 공연을 이어가기도 하고, 에든버러 성, 로열 마일, 조앤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한 엘리펀트 카페, 스카치위스키 박물관 둥 볼거리가 넘쳐나서 걱정인 도시이니 일단 가세요!
보너스~ 여행덕후가 풉니다!
뻔한 여행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몇 가지 꼼수들
얼마 전 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에어비앤비(www.airbnb.com)는 말 그대로 현지인의 집을 빌려주는 숙소입니다. 작게는 이층침대의 한 층부터 크게는 저택을 통째로 빌려주기도 하죠. 말 그대로 집 하나이기 때문에 시내 중심에 떡하니 그림같은 집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부모님 환갑 기념으로 스페인 전역을 에어비앤비로 여행했는데, 침실 2개 이상을 통으로 빌릴 수 있는 집을 세 명에 십 만원 초반대로 예약할 수 있었어요.
외국으로 여행 갈 때 네이버를 검색해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후회하는 케이스를 많이 봅니다. 네이버는 완벽한 검색엔진이지만, 해외로 나갈 때마저 네이버의 힘만을 빌릴 이유가 있을까요? 국내 사이트가 입이 마르게 칭찬한 곳들은 한국인 관광객으로 북적대고, 당연히 가게도 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겠죠.
입맛 다른 외국 사람이 매긴 랭킹을 믿기가 불안하다면, 제가 하는 방법대로 해 보세요. 1차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랭킹을 잘 받은 가게를 찾은 후, 거기서 가고 싶은 가게 이름을 2차적으로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보는 겁니다. 그러면 한국 사람에게도 입에 맞았는지, 불친절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요.
그 중에는 스노쿨링 같은 대단한 것도 있고, “오늘 저녁 해산물에 맥주 드실 분?”같은 것도 올라옵니다. 방콕에서 오래 머물던 시절, 태국요리교실에 가 본 적이 있었어요. 태국 현지인 셰프와 재래시장부터 함께 가서 재료를 골라 다섯 가지 태국요리를 만드는데, 코스처럼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맛본 건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모인 같은 반 친구들과 소꿉놀이하듯 배우는 재미도 쏠쏠했죠. 가족단위로 오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제가 다음으로 가보고 싶은 여행지는 아르헨티나인데요, 무엇보다 작은 탱고 바들이 매일 여는 탱고클래스를 가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차려준 밥상 같은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겠다면, 나만의 여행 반찬을 추가하는 거예요!
발리에 가기로 했다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고, 런던에 가기로 했다면 <셜록>을 보고 그 장소를 찾아 다녀보는 건 어떠세요? 주인공이 앉은 같은 방향 의자에 앉아서 인증샷을 찍는 건요? 여행을 조금 특별하게 만드는 나만의 컨셉을 잡아보세요. 저는 미국 뉴욕에서 모두가 자유의 여신상을 찾아갈 때 미드 <가십걸>의 촬영지인 동네 고등학교를 찾아가서 셀카를 찍고 온 경험이 있는데, 그 때부터 차가운 뉴욕에 정이 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거꾸로 영화나 책을 보고 여행지를 과감히 정해봐도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뭐 먹지?>에서 성시경 신동엽이 찾아갔던 맛집을 털러 홋카이도에 가는 식으로요. 3일 안에 관광책자에 나온 걸 다 보는 여행도 좋지만, ‘스코틀랜드에서 스카치위스키 5종 먹기’, ‘치앙마이에서 1일 1마사지’같은 나만의 컨셉을 잡는 것도 여행의 묘미입니다. 왜, 요즘 <배틀 트립>이나 <원나잇 푸드트립>같은 예능프로 많잖아요. 내가 그 기획자 겸 작가, 피디, 출연자가 돼 보는 겁니다.
어떠세요, 올해는 좀 더 재미있어질 것 같지 않나요? 그럼 이제 그 설렘을 캐리어에 차곡차곡 담아보세요. 업무에 대한 고민, 여행 다녀와서 다시 저축할 걱정 같은 건 집 스위치와 함께 잊지 말고 꺼 두시고요. 자, 격하게 쉬고 치열하게 놀아봅시다. 떠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