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노래 가사에 울컥했던 적 있으신가요? 학교 축제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신이 났던 기억은요? 내가 좋아하는 곡을 처음으로 연주하게 되었을 때 느꼈던 희열과 뿌듯했던 기억까지… 이렇게 우리는 한번쯤은 음악의 치유적 힘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치료’라는 말에 “에이, 음악으로 무슨 치료까지?”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음악치료는 과학적 근거와 이론이 뒷받침된 하나의 전문 분야로 인정을 받고 있답니다.
음악의 치유 효과
음악치료는 ‘훈련된 전문 음악치료사가 음악을 이용하여 내담자의 역동적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목표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재의 체계적인 과정’입니다.
음악치료에는 아래의 4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훈련된 전문 음악치료사
음악치료는 음악과 치료 영역이 합쳐진 응용학문이기 때문에 음악치료사는 각 영역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심리학, 교육학 등 다양한 연계학문을 공부하고 1,000시간 이상의 임상실습을 거쳐 학위 취득 후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현장에서 치료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2. 변화를 필요로 하는 내담자
음악치료는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신체, 인지, 심리정서, 사회적 영역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내담자가 있을 때 음악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특히 최근 건강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면서, 음악치료가 기여하는 영역도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3. 설정된 목표와 체계적인 치료 단계
보다 효과적으로 음악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서 음악을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과정을 설계하게 됩니다. 내담자의 현재 상황과 필요 및 욕구, 음악적 경험 정도와 선호도 등을 진단하여, 적절한 목표와 치료적 단계를 설정한 후, 매 회기의 객관적인 효과성을 평가합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수퍼바이저(감독관) 및 동료 치료사들과 수시로 토의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용하게 됩니다.
4. 음악적 경험
음악치료에서 사용되는 음악 장르는 매우 다양합니다. 내담자에 따라, 치료적 목표에 따라 클래식 음악 뿐 아니라 대중가요, 동요와 민요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경험하는 음악활동 수준도 매우 다양합니다. 감상활동에서부터 직접 연주 또는 창작하는 표현 수준의 활동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치료사는 여러 요인을 고려한 음악의 다양한 활용으로 내담자의 변화를 주도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음악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음악은 우리와 어떤 관련이 있으며, 삶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요?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청각적이고 음악적인 신호를 통해 세상과 소통을 시작하여 삶의 순간순간 음악과 만나고 음악을 향유하는 ‘음악적인 존재’로 살아갑니다. 음악은 인지, 신체/운동, 언어, 심리정서, 사회 등 모든 영역에 관여하여 우리 삶에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노래를 부를 때에도 적절한 호흡과 조음(Click), 가사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음악적 정서와 분위기에 대한 파악을 비롯한 총체적인 경험을 하게 되죠.
따라서 음악치료에서 보여진 행동들은 일상에서의 행동을 반영하고 있고, 나아가 음악치료를 통해 이룬 성장과 변화는 음악 외적인 환경으로 전이됩니다. 즉, 성공적인 합주 경험이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주도적으로 음악을 만들어가는 훈련이 일상에서 주도력과 추진력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음악치료의 목표는 음악적 기술의 향상이나 음악적 완성이 아니라 활동 과정에서 이루는 음악 외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음악치료는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음악치료 교육과 아동·청소년의 심리정서지원
정서 및 행동문제로 인해 의뢰되는 아동·청소년들은 주로 감정 조절/통제 어려움, 주의집중력 결핍에 따른 학업 문제, 대인관계 어려움 등을 호소합니다. 크게 내재화 및 외현화 행동 문제(Click)로 분류할 수 있는데, 내재화된 경우 낮은 자존감, 에너지 결여, 우울, 불안, 낮은 동기와 집중력 등을 보이며 특히 또래관계에서도 위축된 경향을 보여 수업 및 학교생활에서의 부적응을 나타냅니다. 외현화된 정서 및 행동문제로는 과장되고 충동적인 감정 표현, 강박적 사고, 공격성 등의 문제를 포함하며, 이후 비행이나 품행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로 인해 드러난 주된 행동 양상은 다르지만, 결국 내면 갈등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과잉 또는 과소 통제의 문제에서 기인합니다. 따라서 ‘음악’이라는 소통 통로를 마련하여 언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에너지를 적절하게 표출하고 승화시키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재화 및 외현화된 행동 문제의 특성에 따라 음악치료 목표도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습니다. 내재화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다양한 수준의 음악적 참여를 유도하여 자기 인식 및 표현, 자존감, 을 증진하도록 하는 반면 외현화 문제를 가진 경우 내면의 에너지가 적절히 조절되지 못하여 과격 행동으로 분출될 확률이 높은 만큼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를 인식하고 바람직하게 표출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악기 연주는 음악에 따라 변화되는 다양한 빠르기와 리듬을 의식하며, 활동을 통해 주어진 환경에 적절한 형태로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법을 체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즐겨 듣는 대중음악 가사 속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을 헤아려보고 가사 일부를 바꾸거나 새로운 가사를 제시하는 작업은 결여된 공감능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갈등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대리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공연이나 발표회를 함께 준비하는 과정은 자신의 에너지를 타인과 공유하고 상호교류를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하게 됩니다. 또한 감정과 에너지 조절 도구로서 음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여 이러한 경험이 음악외적 환경에서도 전이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유쾌한 음악치료, 스쿨오브락!?
음악 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한 사례로 2003년에 개봉한 영화 “스쿨오브락”을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보신 분도 있고 못 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영화를 살펴보면 학업 부담감과 부모와의 갈등, 왕따 등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립 초등학교 아이들은 마음을 치료하는 것은 락으로 열정을 발산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직 못 보셨다면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얼마 전 10년만에 잭 블랙과 함께 출연했던 아이들이 모여서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요. 어리기만 했던 배우들의 변한 모습을 보시는 것도 재미있답니다.